수원시내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초등학생 남매를 살해한 사람은 이들의 어머니인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 중부경찰서는 24일 남매를 목졸라 살해한 뒤 야산에 시체를 버린 혐의(살인)로 하모(35.주부)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하씨는 23일 오전 8시께 등교하려던 딸(9.초등 3년)과 아들(8세.초등 1년)을 데리고 집을 나온 뒤 오후 2시께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 매봉산 중턱에서 노끈과 손으로 딸과 아들을 차례로 목졸라 살해하고 그대로 방치한 혐의다.

하씨는 범행 후 장안구 하광교동 광교저수지 주변에서 지나가던 택시를 세운 뒤 운전사 김모(32)씨의 휴대전화로 남편(37.회사원)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을 죽였으니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통화내용을 수상히 여긴 택시 운전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 23일 오후 8시 50분께 광교저수지 반딧불이 화장실 앞에서 하씨를 붙잡았으며 24일 오전 7시10분께 매봉산 중턱에서 11m 간격으로 숨져 누워있는 남매의 시체를 발견했다.

죽은 딸의 책가방 안 노트에는 "사랑하는 시댁.친정식구 여러분 죄송합니다. 애들 데리고 저는 갑니다. 너무 억울합니다. 믿어주세요. 죽어서나마 밝혀줄 거에요"라고 쓴 하씨의 글이 발견됐다.

하씨는 경찰에서 "시댁 식구와 남편이 내 행실이 나쁘다고 의심하면서 이혼을 요구했다"며 "이혼 후 소아당뇨를 앓고 있는 아들을 키울 능력이 없어 같이 죽으려 했다"고 말했다.

하씨는 지난 3월 용인정신병원에 한달간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최근 이혼 등의 문제로 남편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단 하씨가 가정불화를 비관해 남매를 죽인 뒤 자신도 광교저수지에서 자살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하씨를 상대로 정확한 살해동기 등을 조사중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