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교(國敎)가 불교인 캄보디아(정식국명 캄푸차:Kampuchea)에선 국왕 장례도 화장이다. 시아누크 전 국왕도 화장됐지만 그래도 국장(國葬)은 국장이었다. 중국 베이징에 체재 중인 2012년 10월 90세로 별세, 고국의 왕궁에 안치됐다가 2013년 2월 7일장을 치른 거다. 그런데 이색적인 건 유해가 프놈펜 시내를 돌 때 시민들은 하나같이 왕의 영정액자를 끌어안고 있었고 상복도 검정이 아닌 흰옷 일색이었다는 점이다. 이슬람 전통 국왕 장례식은 또 간소하다 못해 파격적이다. 관은 물론 비석도 봉분도 없고 장례는 바로 이튿날이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과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을 엄수하는 이슬람 원리주의(wahhabism) 장례절차를 따르기 때문이다. 2005년 8월 사거(死去)한 사우디아라비아 파드 아지즈(Aziz) 국왕 장례도 이튿날 치러졌고 시신도 아무렇게나 천으로 싸 들것으로 옮겼다. 생전에야 석유부국의 왕으로 호강의 극치였겠지만….
영부인과 영식(장남)이 불참한 기괴한 대통령 장례식도 있었다. 2006년 3월 세르비아공화국 베오그라드 동부 포자레바츠(Pozarevac)에서 치러진 밀로셰비치(Milosevic) 전 유고 대통령 장례식이 그랬다. 직권남용 등 부정부패 혐의로 모스크바에 도피 중인 모자에게 세르비아 당국이 일시 귀국을 허용한다고 했지만 그랬다가 체포될까 두려워 남편과 아버지 장례식에도 불참했던 거다. 류사오치(劉少奇) 전 중국 주석 장례는 또 해장(海葬)이었다. 1966년 문화혁명으로 실각된 그가 1974년 76세로 눈을 감자 화장, 바다에 뿌려진 것이다. 47일장에다가 무려 500억엔(약 5천억원)의 장례비가 든 1989년 2월의 히로히토(裕仁) 일왕 장례나 그 전해인 1988년 1월 30일 18일장을 끝낸 대만 총통 쟝징궈(蔣經國) 등에 비하면 간소하다 못해 얼마나 소홀(?)한 국왕, 대통령 장례인가.
거창한 장례 절차에다 국립묘지 봉분(封墳) 속에 안장되는 우리 전직 대통령들은 명부(冥府)의 호강을 한껏 누리는 셈이다. 그런데 YS 장례가 ‘국가장’이라고 했다. 국가장이라니? 국장(國葬)이면 국장이지 국가장이 뭐고 뭐가 다른가. ‘국가장’이라는 말부터 국어사전에 고이, 공손히 올린 연후가 순서 아닐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