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골프장과 경기보조원(캐디) 노조간 단체협상을 둘러싼 마찰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못하고 장기화되고 있다.

일부 골프장은 2년째 단체협상을 체결하지 못하는가 하면 노조원에 대한 손배·가압류, 직장폐쇄로 맞서는 등 감정적 대립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골프장측은 경기보조원을 단체협상의 교섭상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협상불능상태에 빠졌다.


●끊이지 않는 노사분규
용인시 구성읍의 88CC는 지난 15일 경기보조원 노조 110명에 대한 부분직장폐쇄 신고서를 수원지방노동사무소에 제출했다. 88CC는 지난 6월부터 단체협상에 들어가 13차례에 걸친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인근 한성CC는 지난 2001년 임금협상 이후 아직까지 2년이 넘도록 단체협상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 골프장은 지난 2000년 6월 노조에 가입한 경기보조원 208명 전원을 해고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노동행위로 결정돼 이듬해 부분복직시키는 등 극심한 마찰을 빚어왔다.

여주군 북내면의 스카이밸리CC는 지난 5월 노조간부 10명이 부분파업에 돌입, 5개월째 천막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골프장측은 지난해 파업손실 책임을 물어 노조원을 상대로 22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가압류를 청구해둔 상태다. 이 골프장도 지난해 4월 단체협상에 들어간뒤 1년이 넘도록 결말을 짓지 못하고 있다.

여주군 가남면의 남여주GC의 경우 지난 4월 단체협상이 결렬된뒤 노조간부 6명이 해고자복직 등을 요구하며 석달째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대화 상대가 없다

스카이밸리CC는 올초 수원지법 여주지원에 '경기보조원 노동조합 자격 부존재 확인청구소송'을 제기,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스카이밸리CC 관계자는 “경기보조원을 정상적인 노조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경기보조원을 협상 대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여주군청과 노동부에서도 경기보조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조합원 자격을 문제삼아 교섭자체를 거부하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다른 골프장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골프장측은 경기보조원을 근로자로 볼 수 없으니 교섭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는 입장이고, 노조는 실질적인 고용관계를 무시한 노동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경기본부 김상완 본부장은 “골프장경기보조원 등 이른바 특수고용직은 불안한 법적 지위로 인해 해고, 파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며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