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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상 사회부 차장
“영화속과 같은 오피스 와이프? 그러다간 쇠고랑 찹니다.”

얼마 전 직장에서 성희롱 관련 교육을 받았다. 법적으로 회사마다 의무 교육을 받아야 한다기에 오전 근무시간에 동료 선후배들과 한 시간 넘도록 전문 강사로부터 교육을 받았다. 모두 다 아는 내용일 텐데 “굳이 받아야 할까” 라는 생각을 했던 내 자신. 짧은 강의였지만 그동안 무심코 동료 선후배 기자들에게 했던 대화들이 “문제가 될 수 있겠구나” 라는 깨달음(?)에 스스로 반성을 하게된 시간이었다. 한순간 무심코 내뱉었을 그 어떤 칭찬도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제부터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성추행 언행으로 고위 공직자는 물론, 정치인, 기업인 등 각계각층에서 심심치 않게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예전 같으면 그저 가볍게 흘려 들었을 농담도 언제부터 인가 문제로 불거지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한 지방경찰청장은 여기자에게 “고추는 좋아하지?”라고 ‘음란발언’을 했다가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 출입기자들과의 공식 만찬에서 있었던 일인데 괜한 말을 했다가 “실수를 인정한다. 전적으로 저의 과오다”라고 말해 망신살을 겪기도 했다.

경기경찰청 일선 경찰서에서 성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여성청소년과 과장이 여경들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찰조사를 받고 있다. 해당 과장은 여경 2명에게 3~4차례에 걸쳐 성희롱 발언을 한 의혹으로 대기발령을 받고 감찰조사까지 받고 있다.

여경이 과장실로 결재를 받으러 오면 “머리를 염색해서 야하다. 염색 안 한 머리가 좋다”고 하거나 “치마가 짧다. 바지 입은 게 더 낫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이 여자에게 하는 것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동성 부하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도내 한 골프장 대표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무심코 내뱉어 주워담을 수 없다면 한 번만 더 생각하고 발언하는 것이 생활화돼야 한다. 직위를 이용해 이성의 부하 직원을 성적으로 함부로 대한다거나 웃자고 한 농담이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는 ‘망신’으로 돌아올 수 있다. 세상이 변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제는 내가 변해야 한다는 의지가 필요할 때다.

/조영상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