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이 내년도 바다 모래(해사) 채취 물량을 올해 연말 앞당겨 채취할 수 있도록 허가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옹진군이 해사채취업체들의 추가 채취 건의를 받아들인 것인데, 모래유실 가속화 및 해양 생태계 피해가 우려된다.

29일 옹진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26일 인천지역 해사채취업체 14곳이 굴업지적 3개 광구와 덕적지적 1개 광구에서 330만㎥의 모래를 채취하는 내용의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고시’를 했다. 채취기간은 이달 24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다.

건설현장의 골재로 사용되는 바다모래는 5년 단위 해역이용협의를 통해 채취량을 제한하고 있다. 인천 옹진군 굴업·덕적광구(18.9 ㎢)에서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660만㎥씩 총 3천300만㎥를 채취하도록 협의돼 있다.

인천골재협회는 그러나 지난 10월 “이미 허가된 660㎥를 모두 소진했고, 각 건설 현장마다 해사공급이 부족해 ‘골재 파동’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며 옹진군에 추가 채취를 요청했다. 협회는 인천공항건설 3단계 사업과 인천신항 1단계 부두개발 사업 등으로 모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옹진군이 이번 고시를 통해 추가로 모래를 채취할 수 있도록 허가한 물량은 330㎥로 내년 전체 허가 예정물량의 절반이다.

무분별한 모래채취 방지와 해양생태계 및 모래유실 피해 최소화를 위해 1년 단위 모래 채취량을 제한한다는 해역이용협의 취지가 무색해진 셈이다. 또 내년 물량을 앞서 소진해 내년 연말에도 똑같은 골재 부족 사태가 예상되면서 ‘윗돌 빼서 아랫돌 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옹진군 관계자는 “건설부양책 등으로 골재수요가 급증하면서 질 좋은 바다 모래가 더 필요하다는 업계의 요청이 있었다”며 “내년도 물량을 조금 앞당겨 줬을 뿐 총 5년 동안 3천300만㎥ 내에서 채취할 수 있다는 점은 변함 없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