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취업도 자격증 시대?'

최근 한 방송사에서 개최한 '실버취업박람회'를 찾은 정석숭(60·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씨는 건물관리직과 단순 경비직 등 4~5곳에 원서를 제출했지만 번번이 탈락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무엇보다도 박람회에 참가한 노인들의 대부분이 1~2개의 자격증이나 교육수료증 정도는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정씨는 취득하기 쉬운 자격증이라도 당장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다.

정씨는 “2만2천여명이 몰리면서 엄청난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지만 자격증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 결정적인 취업실패의 원인이었다”면서 “이제는 노인 취업도 '준비된 노인'이 살아남는 시대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노인들의 취업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취업을 준비하는 노인들 사이에서 자격증 열풍이 불고 있다.

실제로 간병인 자격증의 경우는 지난 5차례에 걸친 합격자중 70%이상이 50~60대 노인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자 능력급수자격 검정시험이나 펜글씨 검정시험도 노인 응시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외에도 베이비시터(Baby-sitter)나 꽃꽂이자격증도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일부 노인들은 일제 치하에서 배웠던 일본어 경험을 토대로 '번역사'나 '통역사'와 같이 국가공인자격증에도 도전하고 있다. 또 호스피스 수료증과 같이 꼭 자격증이 아니더라도 관련 교육을 이수했음을 증명하는 교육수료증도 취업을 준비하는 노인들에게 큰 인기다.

고령자취업알선센터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도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을 더 선호하지 않겠느냐”면서 “관련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꾸준히 준비를 한 노인들의 취업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