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관광객 유치위해 쇼핑시설 등 복합항 조성
시, 구도심 도약·인천 미래 판가름할 사업 명심해야

내항 1·8부두로 인한 분진 소음 교통문제 등 각종 환경피해 속에서 생존권까지 위협을 받으면서도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오롯이 견뎌왔다. 하지만 정부는 중구 구민들의 희생과 고통을 살피기는커녕 끊임없는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더 이상 참지 못한 우리 구민은 환경피해 보상과 생존권 보장, 내항 8부두 전면 개방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마침내 정부는 2013년 5월 내항 8부두를 2015년 6월까지 개방하고, 항만재개발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15년이 다 지나가도록 내항은 아직도 주민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화물차 회주도로 및 보안시설 등으로 폐쇄된 공간으로 조성하려는 꼼수마저 보이고 있다. 관련 예산뿐만 아니라 인천항 기능 재배치 및 항만근로자 고용방안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을 위한 개방이 아닌 항만업계를 위한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꼼수와 거짓이 계속된다면 주민들의 원망과 슬픔은 종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다.
인천 내항의 바람직한 재개발은 중구, 동구와 남구 등 인천 구도심의 지역 회생뿐만 아니라, 인천지역 나아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인식을 공감하고 사람 중심의 내항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선 현재의 물류단지 기능을 외항으로 이전시키고, 내항은 여객 중심의 친수공간(일상생활, 고용창출, 여가활동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그린항으로 조성해야 한다. 프랑스 마르세이유항, 일본의 요코하마항 등은 종래의 물류중심 항만에서 국제교류와 주민 친화적 항만으로 개발해 세계 최고의 항만도시로 재탄생한 바 있다. 멀리 외국 사례까지 볼 필요 없이 부산만 보더라도 정부의 적극적이고 파격적인 지원으로 부산 신항은 외항으로서 전문적인 상업항 기능을, 기존 북항은 도시재생 재개발 사업으로 구도심에서 벗어나 새롭게 태어난 깨끗한 항으로 변화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은 인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기회다. 100만명이 넘는 중국 관광객이 인천항을 통해 우리나라를 찾고 있지만 정작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관광과 무역, 쇼핑을 즐기고 있다. 중국 관광객을 인천에 머물게 하려면 더 많은 여객항로를 개설하고 내항에 관광, 무역, 쇼핑, 숙박 등을 갖춘 복합항을 만들어야 한다. 다시 한 번, 정부와 항만공사, 항만업계, 인천시에 강력하게 요구한다. 정부는 더 이상 항만업계의 소리만 듣지 말고 내항 전체 재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수십 년 동안 화물차량과 소음, 분진 속에서 고달픈 삶을 살면서도 정부의 약속을 믿었던 주민의 가슴에 또다시 대못을 박아서는 안 된다. 항만공사도 하루빨리 정부의 내항 재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내항운영을 통한 수익금을 주민에게 환원하는 것이 항만공사의 존재 목적임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끝으로 인천시는 지역주민과 상생하며 정체성을 지키며 발전하는 것이 진정한 발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항 재개발은 중·동·남구 등 구도심 도약과 인천의 미래를 판가름할 역점사업임을 명심하고, 더 이상 권한이 없다는 변명을 하지 말고 지역주민과 협심해 정부와 항만공사 등에게 인천시의 의지를 강력하게 펼쳐나갈 것을 촉구한다.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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