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당수 사업장에서는 기본적인 법정근로시간(1일 8시간)을 어기며 상상할 수 없는 근로시간을 강요하고 있다. 초과근무에 따른 수당지급은 기대조차 할 수 없다. 또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생산라인에 갇혀 생리현상까지 CCTV를 통해 감시받는 비인간적인 환경의 사업장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근로자들은 실낱같은 희망조차 기대할 수 없다. 산단내 유일한 근로감독권을 가진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이 업무 과중과 인력난 등을 이유로 아예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안산지청에 소속된 근로감독관은 23명에 불과하다. 감독관 1명이 산단내 사업장(전체 1만8천개) 819개씩을 맡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근로감독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연간 1만여건이 넘는 체불임금 사건을 처리하는데도 버겁다.
이로 인해 감독관들은 자연스럽게(?) 산단내 근로감독에 손을 놨다. 의지 자체도 없다. 특히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를 관리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의 방관 역시 산단을 더욱 ‘무법지대’로 만들고 있다. 사업장내 근로자들의 비인격적인 대우를 뒤로 한 채 기업유치와 입주기업 편의정책에만 매진한다. 또 힘든 근로자들을 위로한답시고 문화공연 등 동떨어진 사업만 진행하고 있다. 또 산단이 속해 있는 경기도와 안산시를 비롯 국회, 자치단체 등 정치권도 그동안 기업유치와 지원에만 열을 올려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는 동안 산단내 근로자들의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고, 여지만 생기면 산단을 떠나면서 개별 사업장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또 관련 기관의 방관 등으로 일부 사업장의 횡포는 오히려 산단내 다른 사업장으로까지 확산되는 기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관련 기관 모두의 인식변화가 절실하다. 노동지청은 한 개 사업장씩 집중감사 등을 통해 변화를 주도해야 하고, 공단 역시 근로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또 정치권과 지자체도 실상을 직시하고, 관련법 개정과 근로환경 개선 등 본연의 업무를 통해 변화 시켜야 한다.
/김대현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