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잇따라 충돌 양상을 보이는 것에 대해 당내 여론이 곱지 않다.

특히 문 대표의 ‘문안박 임시지도부’ 제안과 안 전 대표의 혁신전대 역제안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당의 앞날을 두 사람의 ‘입’에만 매달려야 하는 처지가 되면서 “이제 제발 그만 좀 싸워라”라는 당내 여론이 들끓고 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선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에 대해 쓴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당 지도자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며 폭탄 돌리기를 계속 하면 지지자들이 실망해 당을 떠날 것”이라며 “국민과 당의 뜻에 따라 정공법으로 당의 진로를 개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필생의 라이벌’이었던 김대중(DJ)·김영삼(YS) 전 대통령의 1987년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실패를 거론, “후보단일화가 민주화를 한참 후퇴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건 사실”이라며 “너 죽고 나 죽자 식의 피를 말리는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고 최근의 당 상황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한 3선 의원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당내에서 ‘초선 당직 금지법’이라도 발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돌 정도”라고 비판했다.

여론조사 업체인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582명을 상대로 지난 23~27일 유·무선 전화면접·자동응답 병행 방식으로 실시,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지지도는 전주 대비 각각 2.2%p, 2.7%p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0.5p 하락한 26.3%를 기록했다.

문 대표, 안 대표 각각의 지지층은 결집했지만, 당 전체에 대한 실망도는 높아진 역설적인 결과가 나온 셈이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