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직자(聖職者)’가 ‘종교인’보다 높임말일까? 그게 묘하다. 전자는 ‘놈 자(者)’인데 후자는 ‘사람 人’이다. 그럼 후자가 더 존칭어 아닌가. 여자 성직자의 ‘놈 자’자는 또 뭔가. 어쨌든 성직자도 종교인도 하늘 아래 최고다. 글자 그대로 ‘최고(宗)의 가르침(敎)’이 종교요 그런 사람이 종교인이다. 더구나 ‘귀신(하나님)의 아버지’가 신부(神父)다. 무엄하게도…. 그런데 독일 철학자 포이어바흐(Feuerbach)의 말처럼 ‘종교의 기점(起點)이자 중점(中點), 종점’인 인간사(史), 바꿔 말해 인간사의 기점이자 중점이며 종점이기도 한 종교사(史)를 보면 실망한다. 박애와 자비는커녕 전쟁과 살인이 다반사였다. 동생 아벨을 죽인 카인만 해도 그렇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그 인류 최초의 살인자에게 표시를 줘 아무도 그를 죽이지 않도록 했다. 그 표시가 인류 최초의 면살부(免殺符), 면죄부였고 사형폐지론의 근원이기도 한 거다.
인류사이자 종교사는 반목과 살인의 역사다. 성지 회복을 명목으로 서유럽 기독교도들이 이슬람교도와 벌인 대 전쟁사, 이른바 십자군전쟁으로 불리는 11~13세기 7차례의 대 전쟁만 해도 끔찍하다. 요즘도 이슬람 극단주의 IS는 테러 때마다 십자군전쟁을 들먹이며 예수교도를 저주한다. 로마 교황의 공인 아래 16~17세기에만도 무려 10만여 명의 이단자를 마녀로 몰아 화형에 처한 마녀사냥, 그 천인공노할 만행은 또 어떤가. 그런 살인 역사에 비하면 성직자의 성추행, 강간쯤은 약과다. 2004~14년 자그마치 ‘848명의 성직자 신분을 박탈했다’고 로마 교황청이 밝힌 건 작년 5월이었다. ‘미국 가톨릭 성직자 300여명이 에이즈로 죽었고 동성애도 심각하다’는 보고서는 마이클 로즈(Rose)의 저서 ‘굿바이 굿맨’이었고…. 세상은 사이비 성직자, 비(非) 성직자 천지다.
종교인 비과세는 국민개세(國民皆稅) 형평성에 어긋난다. 더구나 표를 의식해 법제를 미루는 정치꾼이야말로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성당과 법당이 범법자는 왜 또 감싸나. 범인은닉죄도 모르나? 그러면 ‘성스러운 집(聖堂)’도 못되고 법의 전당인 ‘法堂’도 될 수 없다. 숨어든 죄인을 쫓아내라는 조계사 신도회, 얼마나 당당하고도 정당한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