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元’이 뭘까. ‘아름답기로 으뜸’ ‘미국이 최고’라는 뜻이 아니라 미국 달러다. 달러가 ‘미국의 위안화’라는 거다. 세상에! 유로화도 歐元(구원)이고 엔화는 日元, 원화는 韓元, 파운드화는 金 옆에 旁(방)자가 붙은 글자로 발음이 ‘빵’이다. 중국은 영어를 거의 100% 쓰지 않고 표기 또한 오로지 중국식이다. ‘우리가 왜 영어를 나불거리고 표기해야 하는가’ 뻗대는 것인가. 하지만 돌아서면 유창하게 구사하면서도 딴전이다. 영어 기피가 어느 정도인지, 전 세계 네티즌 공용어인 컴퓨터 용어부터 보자. 네티즌을 網民(망민:왕민) 또는 網客(망객:왕커)이라 부르고 인터넷은 網際網路(망제망로:왕지왕루), 네트워크는 網路(망로:왕루) 또는 網絡(망락:왕루어), 온라인은 網上(망상:왕상), 인터넷홈페이지는 網頁(망엽:왕위에), 웹 사이트는 網站(망참:왕잔), 해커는 黑客(흑객:헤이커)이다. (頁이 중국에선 ‘혈’이 아닌 ‘엽’→‘쪽 엽’자다)
글자 또한 간자(簡字)를 써 간자를 모르면 까막눈이다. TV도 電視(전시:띠엔스), 셀폰·모바일 폰은 手機(수기:서우지), 스마트폰은 智能手機(지능수기:즈넝서우지)고 버스는 公共汽車(공공기차)다. 버스를 가리켜 기차란다. 또 슈퍼마켓은 超級市場(초급시장) 또는 超市(초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聖誕老人(성탄노인), 비행기 블랙박스는 黑匣子(흑갑자)다. 인명 지명 표기와 발음도 상상을 넘는다. 유아독존 격이다. 더구나 중국 화폐인 위안화를 IMF(국제통화기금)가 내년 10월 국제기축통화 SDR에 편입한다고 발표하자 그게 중국의 굴기(우뚝 솟음)에 더욱 박차를 가해 줄 거라며 더더욱 콧대가 높아졌다. 특별인출권인 SDR(special drawing rights)란 한 나라의 국제수지가 악화됐을 때 타국의 통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다. 아무튼 중국 언론은 ‘人民幣(위안화) SDR 入籃(입람)’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입람은 농구 등 바구니로 쏙 들어가는 ‘골’이다.
그런데 원화는? 돈 모양이야 얼마나 산뜻하고 세련됐나. 하지만 화폐가치부터가 너무 낮아 창피스럽다. 어제 날짜 매입기준 환율을 봐도 달러가 1,184원, 유로 1,259원, 위안 194, 엔화 9.62였다. 화폐인물 또한 현대사 인물이 없어 속된 말로 쪽팔린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