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박영순 경기 구리시장의 직무 유지 여부가 닷새 뒤인 10일 대법원에서 결정된다.

재판 결과에 따라 박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10조원대 초대형 프로젝트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조성 사업의 계속 여부도 판가름난다.

5일 시에 따르면 대법원2부는 오는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에 대한 확정 판결을 내린다.

박 시장은 지난해 6·4 지방선거 기간 GWDC 조성 사업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 5월 열린 2심에서 벌금 300만원으로 형량이 늘어 당선 무효 위기를 맞았다. 대법원 재판부가 2심의 형을 그대로 확정하면 박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박 시장은 전국 기초단체 가운데 면적이 가장 작은 구리시를 자족도시로 발전시키고자 2008년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3번 연속 당선되면서 7년째 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근 지자체와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올 초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 부지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하기로 조건부 약속도 받아냈다. 아직 행정자치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의위원회의 의결이 남아있지만 외국의 유명 투자그룹 두 곳과 총 30억 달러(한화 3조4천억원 상당)의 투자 협정(IA)도 맺은 상태다.

그러나 박 시장이 시장 자리에서 물러나면 GWDC 조성 사업도 동력을 잃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여야 경기도 의원과 구리·남양주시민, 서울시민, 예비역 대령 등이 박 시장 구명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7월 6만5천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대법원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GWDC는 정부의 창조경제를 견인할 사업이자 경기도 최초의 균형발전 사업으로, 이는 박 피고인이 3연속 연속 당선돼 가능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GWDC는 구리시가 그린벨트인 토평·교문·수택동 한강변 172만1천㎡에 외국자본 등 10조원을 투입해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호텔이나 고급 건축물에 사용되는 실내장식, 가구, 조명, 마감재 등을 주문 생산·유통하는 대규모 디자인 무역센터가 핵심 시설이다.

또 관련 기업 2천여 곳이 입주하고 주변에는 디자인 학교, 외국인 거주시설, 호텔 3곳, 주택 7천558가구 등이 들어선다. 11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00억 달러 이상의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