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들이 아파 출국을 못해 불법체류 신분으로 전락한 외국인 근로자 부부가 한 경찰의 도움으로 천신만고끝에 체류기간을 연장, 걱정없이 아들을 돌볼 수 있게 됐다.

지난 20일 오후 8시께 성남 분당경찰서에 베트남 출신 웬디션(25), 엔티트엔(23·여)부부가 갑자기 찾아왔다.

웬디션 부부는 외사반 박용순 경사에게 “우리는 지난 17일 출국하려던 불법체류자인데 아기가 병원에 입원중이어서 나갈 수 없었다”며 도움을 청했다.

지난 97년 국내에 온 이 부부는 광주의 모 가구공장에서 일하면서 동거를 해오다 지난 10월 아이를 낳았고, 체류기간이 5년이나 돼 이미 출입국관리소에 자진출국 신고를 해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생후 2개월 된 아들이 출국 바로 전날인 16일, 갑작스런 경련을 일으켜 인근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고 결국 '뇌수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아 아이를 입원시킬 수 밖에 없었다.

딱한 사정을 들은 박 경사는 직접 목동 출입국관리소에 전화를 걸어 이들 부부의 체류연장 허가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이튿날인 21일 아이가 완치될때까지 체류를 허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