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사진(봄)
박종구 부천시 보육아동과장
“Excuse me.” 재작년의 어느 여름날 해질 무렵, 아기를 유모차에 태운 한 외국인 여성이 말을 걸어왔다. 중동역 앞에서 모병원 가는 방법을 물어온 그녀에게 길을 가르쳐 주며, 유모차를 끌고 가기에는 길이 불편해 보이기에 택시 타기를 권했으나 그녀는 괜찮다며 유모차를 밀고 씩씩하게 걸어갔다.

그러나 그 곳을 다니며 울퉁불퉁한 인도 때문에 종종 발이 걸려 넘어질 뻔 했던 기억이 떠올라 유모차까지 밀며 잘 갈 수 있을지 염려가 되었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유모차를 밀고 힘들게 인도를 걷는 아기 엄마들의 모습이 유독 눈에 들어오기 시작해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이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었는지, 시민들의 이와 같은 불편 사항을 인식한 부천시는 낙후된 인도 정비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더불어 시민들의 염원이었던 주차장, 공원 확보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주·인·공 사업을 시작했다.

주차장 문제는 많은 도시의 문제지만 특히 부천시에서는 지난해 11월 원미구의 한 주택가에서 주차 시비가 큰 사건으로 번져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구도심 지역의 주차장 확보율은 70% 정도로 꽤 심각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따라 부천시는 주차장 확보율 70% 미만인 구도심 지역을 우선적으로 기계식 주차장 이용 활성화와 일방통행 도로 운영을 통한 노상주차장 추가 확보 등으로 주차장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 공한지를 확보하고 종교시설, 학교 등의 주차장을 탄력적으로 공동 이용하는 사업을 추진해 2017년까지 80%, 2021년까지 100% 주차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 정비사업은 워커블(walkable) 시티가 주목받고 있는 현대 사회의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요즘, 많은 사람이 차를 집에 두고 자전거와 걷기 등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도 정비사업은 앞서 언급한 아기 엄마들의 불편 해소를 목적으로 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조성된 지 20년이 넘은 중동신도시와 구도심 쪽의 상태는 심각해 46%의 인도가 노후 및 파손, 요철로 인해 정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부천시는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주간선도로, 보행자가 많은 113개 노선을 우선적으로 보행하기 좋은 인도로 정비할 계획이다. 단지별, 거점별로 유모차 산책이 가능하도록 면 포장을, 자전거 전용도로는 재생 도막포장을 할 계획이다.

공원 사업은 환경 친화적 도시를 지향하는 부천시가 오래전부터 추진해왔던 사업이다. 실제로 부천시는 그동안 둘레길, 시민의 강, 수목원 등을 조성해 호응을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 설문조사 결과는 공원 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이에 따라 좁은 땅의 한계까지 극복할 수 있도록 부천형 생활 공원 조성 사업에 착수하였다. 생활형 공원이란 근린공원보다는 크고 어린이 공원보다는 작은 시민들의 생활권 내에 있는 공원을 말한다. 부천시는 상대적으로 공원이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2018년까지 총 1천억원을 투자하여 총 11개의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끝나고 나면 시민 1인당 공원면적은 6.08㎡로 늘게 되며 6㎡로 규정된 법적 면적을 달성하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 부천시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시민이 시장’이 되는 부천시의 주인공은 바로 시민들이다. 부천시는 주차장, 인도, 공원을 정비 및 확보하는 사업을 시행해 나가고 있다. 이는 언제나 주인공인 시민의 편리함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부천시 공직자들의 마음이다.

/박종구 부천시 보육아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