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끝나면 창고로 가는 작품
‘미술은행’ 만들어 공유하고파


박화숙회장
“지역 아마추어 작가들의 그림을 기증받고, 자유롭게 빌려 가는 ‘미술은행’을 만들고 싶어요.”

인천 남동구 주민들의 서양화 동호회인 ‘남동화우회’의 8번째 단체전을 최근 마친 박화숙(60·사진) 회장은 “미술 작품이 단 한 점도 걸려있지 않은 집이나 관공서 등을 볼 때면 미술 동호인으로서 왠지 모르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도서관에서 원하는 책을 빌려보듯이, 돈을 들이지 않고도 다양한 작품을 골라 집에 빌려 갈 수 있는 미술은행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전시를 마치고 나니 미술은행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남동화우회는 8년째 꾸준히 회원 단체전과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는 “지역의 수많은 미술 동호인들과 작가들이 정성을 쏟아 만든 소중한 작품들이 전시가 끝나고 나면 창고에 처박혀 빛을 보지 못한다”며 “그럴 때마다 안타까운 맘이 든다”고 했다.

그는 또 “많은 미술 작품을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창구’만 있다면 삭막한 세상을 조금이라도 밝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한다”며 “꼭 그것이 유명 화가의 작품일 필요도 없고, 많은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들을 모으기만 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술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11년째 매주 1차례 회원들과 모여 그림을 그리고 전시를 하며 느낀 생각과 경험에서 나온 믿음이다.

“거창한 변화는 아닙니다.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고 그 결과를 보여주면, 주변에서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다르게 봐주기 시작해요.” 작은 변화들로 인해 가족 등 주변과의 소통이 시작되고, 그 결과 서로를 이해하게 되며 자연스레 자신의 삶에도 행복이 찾아오기 시작한다는 얘기였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