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냐, 심사냐'.
 
내년 1월 부활되는 사무관 승진시험을 앞두고 시험과 심사 등 선택의 기로에 놓인 경기도내 기초자치단체 6급 공직자들이 대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는 아예 일찌감치 시험준비에 들어갔다.
 
단체장들 사이에는 50% 이상 의무적으로 시험을 통해 사무관을 임용해야 하는 탓에 인사권한이 대폭 축소되게 됐다는 부정적 반응이 대세다. 직원들은 심사승진의 경우 '내사람을 챙기려는' 단체장의 인사전횡이 더 극심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8일 경기도와 시·군에 따르면 행정자치부는 최근 지방공무원임용령 개정에 따른 세부시행지침을 시달, 일반승진시험과 인사위원회 심사승진 비율을 각각 최소 50% 유지토록 했다.
 
지자체는 또 연초에 승진예상인원을 추산해 매년 3월말까지 심사와 시험으로 양분, 승진 예비대상자를 선정해야 한다.
 
심사대상자의 경우 승진후보자명부상 선순위자 4배수를 인사위원회에 상정, 최종 선정한다.
 
시험대상자는 승진예상인원이 1~5명일때 2~5배수, 6~10명일때 2~4배수, 11~15명일때 2~3배수, 16명 이상일때 2배수를 각각 추천, 시험성적 고득점순으로 선정한다.

시험과목은 1차와 2차로 구분되고, 2차시험은 시·도 광역인사위원회가 시장·군수·구청장과 협의해 지정가능토록 했다. 행자부에 시험을 의뢰할 수도 있다.
 
최대 10명이 승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원시는 승진후보군에 오른 공무원들이 벌써부터 서로의 경쟁자를 저울질하는 등 술렁이고 있다.
 
심사승진을 기대하는 공무원들은 특히 단체장의 의중을 여러 경로로 확인하려 애를 쓰는 가운데 심사승진에 자신이 없다고 판단한 일부 공직자는 아예 시험준비에 돌입했다.
 
이른바 '요직부서'에 근무하는 승진후보자들도 '잠깐의 실수로 자칫 단체장의 눈에 거슬리면 심사는 커녕 시험볼 기회조차 박탈당할 수 있다'며 속앓이를 하는 눈치다.
 
3개 구청신설을 추진중인 용인시도 최대 10여명의 승진이 예상되자 심사승진을 기대하는 공무원들의 단체장 눈치보기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경기도내 자치단체중 유일하게 '100%시험승진방침'을 천명한 이천시는 심사승진만을 기대하며 격무부서에서 일해온 고참공무원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특히 젊은층과의 시험경쟁에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처지라며 일이 적은 한직으로 옮기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중앙공무원은 제외한 채 지방공무원만 시험제도를 부활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며 “벌써부터 업무공백과 눈치보기 등 부작용이 극심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