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선
민경선 경기도의원(새정치·고양3)
‘참 이상하고 나쁜 도로, 더 이상하고 나쁜 국토부’ 피켓을 들고 홀로 국회 앞에 서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4개월 전의 일입니다.

비가 오는 날에도, 눈이 오는 날에도 항상 국회 앞을 지키고 서 있던 지난 62일 동안 저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많은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총 사업비로 1조가 넘는 돈을 국비로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계약의 전반적 중요 사항이 들어있는 실시협약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국토교통부의 직권남용을 비판했고,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내지 못하고 있는 국회의 직무유기를 비판했습니다. 또한 국토부가 민주적 절차를 지키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고 고양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한 약속을 까맣게 저버리고 실시설계를 8월 7일 일방적이고 졸속으로 갑자기 승인해 버린 갑질 횡포를 비판했고, 이에 맞서기 위한 서울 문산 민자고속도로 실시설계 승인 무효를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국토부와 민자사업자의 갑질에 맞서, 국정감사 및 예산 심의 과정에서 ‘나쁜 도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로 잡아준다면 그것이 고양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작한 1인 시위였습니다.

국토부의 갑질에 맞설 수 있는 최대의 압박 카드는 ‘예산 삭감’이었지요. 하지만 국토부의 원안대로 6천900억원이 통과된 지금,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비빌 언덕이 되어줄 것이라는 희망은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62일 동안 국회의원들의 출근길을 지키고 서서 고양시민들을 대표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며 ‘착한 싸움’을 이어왔지만, 12월 9일 정기국회가 마감되면 내년 국회의원 선거까지 국회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게 되고 결국 ‘주인 없는 빈집’에 대고 1인 시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 62일째 이어온 1인 시위는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고양시민들의 목소리는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고양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과 문제 제기는 계속될 것이며 국토부와 민자사업자의 갑질에 맞서 지속적인 감시와 견제를 통해 ‘나쁜 도로’를 ‘상생 도로’로 만들어나가는 노력 역시 지속될 것입니다. 협의체에 종전과 같이 시민대표로 참여하게 되었으나 그동안 국토부와 민자사업자의 행태를 보았을 때는 형식적인 요식 행위에 그칠 개연성이 큽니다. 하지만 우리 쪽에 명분이 있기 때문에 고양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를 위해 소가 희생하라는 밀어붙이기식 행태는 고양시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서울 문산 민자고속도로가 ‘나쁜 도로’가 아닌, 고양·파주 발전에 기여하는 ‘상생 도로’가 되는 그 날까지 고양시의 목소리는, 그리고 민경선의 착한 싸움은 계속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서울 문산 민자고속도로 폐해에 대해 줄기차게 문제 제기해 주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경협·김상희 의원님과, 예산결산특별위 홍익표 의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경기도 행정사무감사 기간 대신 착한 싸움을 이어 주신 박평수·노성경 공동위원장님, 송영주·최창의 전 도의원님, 장제환·윤용석 시의원님, 김미수 고양시민회 대표님, 전민선·신상하 위원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민경선 경기도의원(새정치·고양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