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미 증명사진
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본부장
우리나라는 전체 국토의 64%가 산과 숲으로 이루어진 산림자원부국이다. 산림을 공공재로 바라보는 보편적인 시각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68%가 사유재산, 즉 사유림이다. 이런 사유림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산림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전국에 산주는 239만명이지만, 1인당 평균 소유규모는 1.65㏊에 불과하고, 도시 등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부재산주가 56%나 되어 대부분의 산림이 특별한 관리 없이 방치되고 있다.

임업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을 바라보는 투자회수 기간이 장기적인 특성이 있다. 또한, 임업은 곧 녹화라는 고정관념과 후대에게 물려줄 잠재적 재산으로 전락해 영세산주들의 지속적인 경영 참여 유인이 힘들다. 많은 산주들은 “산은 있는데, 돈이 안된다. 기반시설과 자본금이 부족해 혼자서 경영하기 힘들다”라고 불만을 털어놓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산림경영의 스펙트럼과 성공 가능성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었다.

산림경영이란 산을 소득이 창출되는 가치 있는 산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산림조합은 산림경영을 통한 소규모 산주들의 실질적인 소득증대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전국 900여명의 산림경영지도원들은 구체적인 경영 컨설팅과 최신 기술 현장보급으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직접 산림 경영이 어려운 산주들을 위해 대리경영도 하고 있다. 또한 성공적인 산림 경영의 필수조건인 집약화·규모화를 위해 선도산림경영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임산물 생산 증대는 산림경영 활성화의 최우선 과제이다. 호두와 대추 등 단기임산물은 3㏊ 미만의 면적에서도 소득창출이 가능하여, 임가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친환경식품 수요 확대에 발맞추어 지난 5년간 생산액이 340%나 증가했다. 전국에 배치된 산림조합의 특화품목지도원들은 단기소득임산물 전문가로 선진 재배기술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산양삼과 산딸기 등 사업지에서 재배문제 해결 뿐만 아니라, 유통 종합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한·중 FTA체결 등 급변하는 농산물환경변화에 능동대처를 위해 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 확대로 고부가가치 임산물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다각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영세산주들의 산림경영 성공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복합산림경영이 대표적인 예이다. 백합·벚나무와 같은 경제수는 소나무보다 성장속도가 2배 정도 빠르고, 경제성은 5배가 넘는다. 여기에 산양삼, 산약초를 동시에 재배해 단기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더불어 치유의 숲을 조성하여 휴양적 가치를 제공하면 부가가치는 배가된다.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는 사립휴양림과 치유의 숲은 산림경영이 레저와 힐링이 융합된 6차산업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100조원을 넘는다. 자원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휴양과 치유, 친환경 먹거리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요소가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사유림 경영 활성화는 산림산업 발전의 선제요건이다. 산림조합은 증가하는 귀촌·귀농 인구를 유인할 만한 산림경영 성공모델을 더욱 확산시켜야 한다. 정부도 산림의 발전 가능성을 제고하여, 소규모 산주들에게 실질적인 세제혜택과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임산물 재배면적 제한 등 불합리한 규제개선에 팔 걷어야 한다. 사유림경영 활성화로 산림이 대한민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본다.

/조성미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