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하버드대 의학 연구팀의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영국 의학지 브리티시메디컬저널(BMJ)에 실렸다’고 보도한 건 지난 14일 AP통신이었다. 전직 대통령과 총리 등은 그 낙선자에 비해 수명이 평균 3년 단축될 확률이 20% 높다는 연구였다. 1722년~지난 9월 서방 17개국 279명의 전직 대통령, 총리와 그 낙선자 기록을 검토한 결과 그렇다는 것이고 예외가 있다면 91세에 뇌암 수술을 받고도 건재한 지미 카터와 심장수술을 받은 빌 클린턴 정도라는 게 연구팀 리더 아누팜 제나(Anupam Jena) 교수의 지적이었다. 그렇다면 전직 국가 원수의 수명 단축 이유는 뭘까. 제나 교수는 두 가지를 들었다. 심한 스트레스와 건강 챙기기가 어려운 여건 등. 그래선지 오바마는 흰 머리가 부쩍 늘었고 조지 부시도 파삭 늙었는가 하면 독일의 메르켈(61)은 총리 10년에 완전 할머니가 됐다.
그런 뉴스를 30여명의 미국 대통령 후보 경쟁자가 들었다면 어땠을까. ‘그까짓 거 91세 카터만큼만 견디면 됐지 뭘 더 바래!’ 아닐까. 막말 제조기 도날드 트럼프의 인기는 여전하다. 이슬람 계 인사들은 아예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지만 16일 조사된 그의 지지도는 48%나 됐고 “국민은 내 독설을 좋아한다”며 배퉁이를 내밀었다. 그런 트럼프를 가리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트럼프는 재주 있는 사람”이라고. 같은 공화당 후보 중에선 쿠바계의 44세 마르코 루비오(Rubio)도 뜨고 있다. 트럼프의 대타로 공화당의 희망의 별, 구세주가 될 거라는 평이고 45세의 사업가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Cruz)도 제2의 케네디를 자처하고 나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케네디처럼 비운의 단명에 그친대서야….
우리 대통령들은 비교적 장수했다. 윤보선(93) 이승만(90) 최규하(87) DJ(85) YS(88) 등. 스트레스가 덜했을까, 건강 챙긴 덕일까. 메르켈보다 두 살 위인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상공회의소회장단 오찬에서 노동개혁 등 경제 활성화 법안의 지체로 “속이 타들어 간다.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폭삭 늙은 메르켈 할머니의 10년을 5년으로 단축하진 마시기를 바라네요.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