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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 스타의 유품 경매를 보면 입이 벌어진다. ‘Let it be(그냥 내버려둬)’ 노래부터 연상되는 영국의 전설적인 4인조 록그룹 비틀스(Beatles) 멤버였던 링고 스타(Ringo Starr)의 드럼이 지난 7일 경매에서 225만달러(약 26억5천만원)에 낙찰됐고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시카고 황소들(Bulls)’의 마지막 시즌(1997~98년)에 착용했던 유니폼(23번)은 지난달 17일 17만3천240달러(약 2억3천만원)에 낙찰됐다. 나폴레옹(1769~1821)이 아내 조세핀에게 줬던 약혼반지는 2013년 3월 89만6천400유로(약 10억8천만원)에, 그의 검은 모자는 2014년 11월 파리 퐁텐블로 오세나(Osenat) 경매장에서 188만4천유로(약 25억8천만원)에 경매를 마쳤다. 그런데 그 모자를 낙찰받은 마니아가 놀랍게도 한국인 실업가였다. 유품 경매, 여기까지야 그러려니 넘길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어떨까.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텍사스 주 댈러스의 유세 차량에서 괴한의 흉탄에 46세 짧은 생을 마감한 건 1963년 11월 22일이었다. 그 때 “Oh no(오! 안돼!)”하고 울부짖던 옆자리 부인 재클린 여사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건만 놀라운 건 그 때 사살된 저격범 오스왈드(Oswald)의 시체가 담겼던 관까지도 2010년 12월 경매에 넘겨졌고 샌더스 옥션(Sanders Auctions)은 낙찰가를 7만~10만달러로 내다봤다는 사실이다. 그쯤 되면 유품 마니아의 병적 증세가 중증 아닐까. 영국의 PFC 옥션은 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피까지 경매에 부쳤다. 1981년 저격 사건으로 치료받던 중 채취된 혈액으로 경매가 6천270파운드(약 1천200만원)였다. 미국 프로야구 스타가 벗어던진 땀범벅 양말과 질겅질겅 씹다가 퉤 뱉은 껌까지도 각각 1억원과 1천만원에 낙찰될 판이니….

그런 유품 경매 따위에 비하면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의 하얀 달(素月) 김소월의 초판 시집 ‘진달래꽃’이 19일 1억3천500만원에 낙찰된 거야 얼마나 신선한가. 마오쩌둥(毛澤東)의 서명 편지가 지난 15일 런던경매에서 10억원에 낙찰된 거에 비하면야 약소하지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