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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공부하다 보면 현실과 괴리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공자왈 맹자왈의 그 주옥같은 말이 일상의 풍경에서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목격할 때는 더욱 그렇다. 물론 나 자신을 포함해서 하는 이야기이다. 그러다 보니 어떨 때는 이런 괴리감을 당연시하기도 한다. 공자왈은 그저 책 속에서나 가능한 성현들의 이야기라고 치부해버리고선 그와는 전혀 다른 현실에 빠져든다. 이것이 고전 공부하다 만나게 되는 병폐이다.

그러면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고전의 말이 너무 고원하여 그저 영원히 실현 불가능한 좋은 이야기이거나 아니면 현실을 사는 사람들이 너무 찌들어서 좋은 줄 알면서도 감당하기 힘들 거나 아니면 그 둘 다 해당할 수도 있다. 이런 괴리감을 해결하기에 좋은 방법이 있는데 그 역시 고전의 말씀이다. 절문근사(切問近思)!

고전을 접할 때 그 내용에 대해 교조적이거나 맹목적으로 다가가게 되면 점점 더 자기와는 거리가 멀어져 괴리감은 더 커지고 고착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고전의 글을 나의 삶 속에서 내 수준에 맞게 양질을 조절해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의 자기 행위를 떠나서 글을 보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아주 가까이에서부터 고전의 글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것이 근사(近思)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 진정이 담긴 물음이 생기는데 그것이 절문(切問)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