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연유니온보육교사 노동조건 실태 조사 기자회견
“화장실 가기도 힘들다” 인천청년유니온이 22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지역 보육교사 노동조건 실태조사 결과 보육교사들이 “마음 편히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근무하고 있다”며 열악한 근로환경 실태를 밝히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대다수 9~10시간 이상 근무
이중 72.7%가 수당 못받아
법정휴식시간 보장도 5%뿐


일부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들이 ‘364일’ 짜리 꼼수 근로계약으로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경인일보 12월14일자 23면 보도) 된 가운데 보육교사 10명 중 7명은 초과근무를 강요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보육교사의 근로 환경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청년유니온이 인천지역 보육교사 120명을 대상으로 근로환경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8시간 이하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한다”고 답한 경우는 15.6%에 불과했다. 대다수가 9~10시간 이상 근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 중 72.7%는 초과 근로에 대한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 근로시간인 8시간을 초과해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보육교사도 많았다. 직장어린이집 66.7%, 국공립어린이집 50%, 민간어린이집은 39.6%, 가정어린이집은 26.7%의 보육교사가 2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한다고 했다. 초과 근무 이유는 부모가 늦게 아이를 데리러 오는 경우가 많았고, 초과근로수당이 없거나 적게 지급됐다.

한편 휴게 시간을 묻는 질문에선 77%의 교사가 “아이들과 잠시도 떨어져 있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화장실 가기조차 힘들 정도”라고 했다.

설문조사 결과 법정 휴식시간을 보장받고 있는 보육교사는 5%에 그쳤다.

인천청년유니온 이태선 위원장은 “인천지역에서 유난히 어린이집 학대 사건이 많이 발생했다”며 “과도한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보육교사들의 노동 환경이 개선돼야 보육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