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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엔 크리스마스트리 없는 집이 없다. 난민까지도 그걸 길바닥에 세울 정도다. 엊그제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와의 국경 이드메니 마을에선 마케도니아 입국을 거절당한 아프리카 콩고의 난민 아이들이 길가 나무 그루터기에 헌 옷을 걸어 끄나풀로 동여매고 인형을 걸어 크리스마스트리 모형을 만들었다. 그런데 유럽에선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전열(電熱)도 문제다. 영국 방송통신청의 이달 초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 내 무선 LAN의 접속 장애, 속도 저하 등 트러블의 약 20%는 과도한 전자기기와 조명 탓이고 크리스마스트리 전열이 문제라는 거다. 산타클로스 역시 경계 대상이다. IS 등 테러범이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위장,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엔 비상이 걸린다. 그들을 일일이 추적, 감시하느라. 그런데 어린이 수호 성도(聖徒) Santa Claus는 Saint Nicholas(聖 니콜라스)의 전와어(轉訛語)다.

Jingle bells, jingle bells 노래가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이브. 영어 예수 그리스도는 ‘Jesus christ(지저스 크라이스트)’다. 그리스도―Christ에 ‘절(節), 축일’의 접미사 ~mas가 붙은 Christmas―그리스도 성탄제(聖誕祭)도 ‘크라이스트마스’라야 옳지만 t 발음이 생략돼 ‘크리스마스’가 된 거다. Jesus는 고대 그리스어 ‘이에수스’, 히브리어 Jehoshua(여호수아)에서 왔다. 그럼 ‘그리스도’와 ‘기독교’ 호칭은 뭔가. 그건 포르투갈어 발음인 ‘키리스트’를 일본에서 ‘쿠리스토’로 읽는 걸 한국에서 그대로 따른 게 ‘그리스도’고 ‘예수’도 일본서 ‘야소(耶蘇)’라고 부르듯이 ‘基督(기독)’ 또한 한자 뜻과는 상관없는 ‘키리스트’ 음역(音譯)이다. 중국서도 예수교를 ‘耶蘇敎(이에쑤쟈오)’라 하고 크리스마스이브는 ‘핑안이에(平安夜)’다.

예수교는 가톨릭 천주교와 개신교, 동방정교회로 나뉘지만 그리스 동방정교회와 러시아 정교회 성탄절 ‘라줴쓰뜨붜’는 1월 7일, 전야제도 그 전날이다. ‘아기 예수 탄생’은 또 뭔가. 그거야 당연히 아기 예수 탄생이지 ‘소년 예수 탄생’도 있나? 청춘 남녀가 밤새 쏘다니고 마시며 널브러져 즐기는 날로만 변질된 것 같은 크리스마스이브 세태도 한심하고….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