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2일 해인사를 방문, 서울외곽순환도로 사패산터널사업이 공사강행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22일 해인사를 방문한 노 대통령이 '공론조사를 이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절차상의 공식화 과정만 남겨놓았을 뿐 원안대로 강행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반대로 지난 2001년 11월 공사가 중단된 이후 2년여동안 충분한 논의를 통한 결론도출을 강조하며 원안 강행이냐, 대안노선 선정이냐를 놓고 지리한 논의를 계속해 왔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시간만 질질 끌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로인해 사회적 갈등은 커졌고 공사지연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천문학적 수준으로 불어났다.


◆잇단 결론연기, 시간만 끌어=정부와 불교계, 시공사 등은 지난해 8월 서울외곽순환도로 사패산 터널공사와 관련해 같은해 12월말까지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노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기존 노선의 타당성과 대안노선 여부를 협의키로 했다.

그러나 이 노선조사위원회는 성과없이 시한을 넘겼고 올 4월 건교부와 조계종이 노선재검토위원회를 다시 구성하기로 합의하는 등 사업진행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시한이 3월에서 6월, 다시 9월 등으로 잇따라 미뤄졌다.

결정권도 노선재검토위원회에서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로 넘겨졌다.

정부는 지난 9월 고속철도 금정산·천성산 터널공사, 경인운하 등과 함께 정부입장을 정리할 계획이었으나 막판 입장선회로 사패산 터널공사는 공론조사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토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식으로 정리됐다.
공론조사도 불교계의 반발로 유야무야 돼 시간만 끌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론조사를 통해 사회적 합의의 성공모델을 만들겠다는 정부 의지도 무색해졌다.

◆사회·경제적 손실 눈덩이=2년 1개월여동안 공사가 중단되면서 5천400억원이 넘는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건교부는 파악했다.
그동안 공사가 중단되면서 외자유치 차질에 따른 민간투자비 조달의 어려움도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공사재개, 어떤 절차로=사패산 터널 구간은 지난 2001년 11월 이후 공사가 완전 중단된 상태.

노고산 1터널 공사는 90% 이상의 공정을 보이고 있고 수락산·불암산 터널은 당초 6월말 완공을 목표로 상당부분 공사가 진행됐으나 사패산 터널은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다.

건교부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공사재개에 대한 방침을 밝힐 경우 곧바로 공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