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원정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오승환(33)과 임창용(39)에 대해 검찰이 벌금형에 약식기소함에 따라 두 마무리 투수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심재철 부장검사)는 30일 두 선수에게 단순도박 혐의를 적용해 벌금 7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이에 따라 오승환과 임창용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판사는 공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사기록서류만으로 재판한다.

검찰은 이들이 휴가 여행 기간에 단 1차례 카지노를 찾아 도박한 점으로 미뤄 상습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오승환이 해외 구단과 협상 중인 점도 참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적 장애물을 피한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협상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구단마다 잣대가 다를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선수의 인성 혹은 사생활보다는 실력을 중시하는 분위기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승부조작’ 이력이 있는 대만 투수 차오진후이와, 텍사스 레인저스가 음주뺑소니 사고로 3년간 복역한 맷 부시와 계약한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오승환의 도박 혐의가 크게 문제될 것 같지 않다”며 “징역형만 아니라면 괜찮지 않느냐는 시각이 있다”고 했다. 특히 가장 관심을 끈 조직 폭력배와 연관된 부분에 대해 검찰이 혐의를 인정하지 않음에 따라 오승환이 메이저리그로 가는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할 때는 상황이 애매해진다. 이미 한신 타이거스와의 협상이 결렬된 데다 올 시즌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가 스포츠 도박을 벌이다 제명된 터라 일본 복귀도 쉽지 않다.

오승환은 한국으로 유턴할 경우 삼성 라이온즈에서만 뛸 수 있는데, 이미 임창용을 보류선수에서 제외하며 방출한 삼성이 오승환을 품에 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