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만 먹고 흥청거리는 송년회 대신 의미있는 성탄절을 보내고 싶어요.”

동국대생 박보배(19·국제통상학과1학년)양과 친구들은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 아이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24일 오후 9시께 수원시 장안구 광교동에 있는 아동 관리 시설인 경동원을 찾았다.
처음 자원봉사에 나선 박양 등은 어색하기도 했지만 평소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에 아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도 하고 청소를 하면서 성탄절 전야를 보냈다.

박양은 “12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어요”라며 “아이들과 만나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한 것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박양 처럼 술로 하는 송년회를 대신해 어린이집, 장애인 요양기관을 찾아 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경기불황으로 주머니 사정이 안좋아진 이유도 있지만 삭막해진 사회에서 좀더 뜻있게 한해를 보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으로 송년회를 대신하고 있다.

삼성 SDI 개발팀 30여명도 24일 오후 4시 수원시 장안구 화서동의 아동보육시설인 동광원을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의 몸을 씻어 주고 미리 준비해간 다과로 파티를 여는 동안 미처 느끼지 못했던 사랑을 배우는 귀중한 시간이 됐다.

민경일(30)씨는 “지난해 처음 이곳을 찾았을때 서먹서먹한 마음이었지만 너무 느낀것이 많아 올해도 송년회를 대신하게 됐다”며 “식사와 술로 모였던 평소 모임도 이들 시설을 방문하는 봉사활동으로 대신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롯데호텔 '맛을 찾는 사람들 동호회'도 지난 8일 송년회를 대신해 양평군 양평읍 대흥리에 있는 무의탁·장애·아동 양육시설 '은혜의 집'을 찾았다.

요리사 모임인 이들은 '요리교실'을 열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토스트 피자, 샌드위치, 생케이크 만드는 방법을 전수하는 등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조영준(37·요리사)씨는 “시내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피자를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어 안타까웠다”며 “사먹는 피자는 아니지만 간단한 재료로 어렵지 않게 아이들이 피자를 만들어 먹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