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과 오리 등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데 이어 국내 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산 소에서 광우병 의심사례까지 발견돼 국내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소비자들대로 불안감에 휩싸여 있고 축산농가들은 소비 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에 빠졌다.
 
육류 유통업체나 외식업체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농림부는 방역대책 마련에 힘겨워 하고 있고 재정경제부는 향후 물가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경제 부처 공무원들도 연말연시를 부산하게 보내고 있다.
 

◆축산 농가 '휘청'=지난 15일 국내 최초로 충북 음성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확인된 뒤 경기 이천, 충남 천안, 전남 나주, 경북 경주, 전북 정읍 등 전국 곳곳에서 감염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이미 12곳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검사중인 곳도 19곳에 달한다. 이미 100만 마리 이상의 닭과 오리가 피해를 봤다.
 
문제는 이들 피해 농가에 그치지 않는다. 산지 닭값은 이미 조류독감 발생전보다 30%가량 떨어져 24일 현재 ㎏당 616원에 그치고 있다.
 
정부도 비상 사태를 맞아 식용 닭 250만마리와 종계 45만마리, 오리 15만마리 등을 수매키로 했다.
 
양돈농가도 돼지 콜레라로 인해 수출 중단 등 어려움에 빠져있다.
 
낙농농가는 올들어 '우유 파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요 위축에 따른 공급과잉 문제를 겪었다.
 
그나마 한우 농가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미국 광우병 의심 소의 불똥이 어떻게 튈지 유동적이다.
 

◆정부 사태 전개에 촉각=농림부는 설상가상으로 조류독감 사태에 이어 미국에서 광우병 의심 소마저 발견되자 긴장감에 휩싸여있다.
 
특히 가축방역과를 중심으로 축산국 소속 직원들은 연일 새벽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광우병의 경우 우리의 대응에 따라 미국과의 통상 마찰이 빚어질 수 있고 중기적으로는 한우, 돼지고기, 수산물 등 대체 수요품의 가격 상승도 초래할 수 있어 외교부, 재정경제부 등 각 부처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소가 광우병으로 확진될 경우에는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류독감의 경우도 미국에 의뢰된 실험 결과, 인체 전염성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면 단순히 농업뿐만 아니라 전체 경제에 충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거 홍콩에서 사스가 발생했을 때 일반 관광객은 물론 바이어의 발길 조차도 끊어진 점 등에 비춰 산업 전반에 대한 악영향은 불가피한 것으로 우려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