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근거지인 호남 세력이 제1야당에 완전히 등을 돌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존립 기반인 텃밭 자체가 붕괴 직전에 놓였다.
제1야당내 호남 세력과 친노간 해묵은 계파 갈등의 직접적 계기가 됐던 2003년 분당 사태가 사실상 재연되는 흐름이다. 그 여파로 더민주는 광주에서 소수당으로 전락한 것은 물론이고 신당 바람까지 겹치면서 입지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다.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내 몸의 절반이 무너진 것 같은 심정"이라고 말한 표현으로 함축되듯이 야당을 떠받쳐온, 각각 DJ와 노 전 대통령을 뿌리로 하는 호남과 친노라는 양대 전통적 지지기반 가운데 한 축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된 셈이다.
호남 현역 의원의 '엑서더스', 박지원 전 원내대표 및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의 동반탈당 예고에 이어 호남향우회 회장단의 30일 집단탈당에 이르기까지 호남의 상징성을 가져온 세력들의 잇단 이탈 움직임이 나타나면서다.
'미워도 다시한번'의 심정으로 선거 때마다 밀어왔던 안방의 민심이 제1야당에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림에 따라 과거 '안풍'(안철수 바람)의 근원이었던 텃밭이 다시 한번 야권 빅뱅의 진원지가 되며 요동치고 있다.
안철수 신당과 천정배 신당 등 신당세력마저 분화된 가운데 말그래도 야권의 심장부는 갈가리 찢어지게 된 상황이다.
호남의 바닥정서가 야권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호남내 이러한 흐름은 수도권 등 전국적으로 파급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이용훈 총회장 등 12명 가량의 임원진과 서울시의 각 구 회장단 20명은 이날 천정배 의원의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연합 탈당을 선언했다.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이었던 박 전 원내대표도 사실상 탈당으로 굳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와 맞물려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고문을 비롯한 동교동계 인사들과 정대철 고문 등 일부 전직 의원들도 선거구 획정이 끝난 직후인 1월10일 전후로 집단결행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서 광주 현역의원 8명 가운데 연쇄탈당이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3명만 당에 잔류해 있다. 그마저도 장병완 박혜자 의원의 경우 시기의 문제만 남았을 뿐 탈당은 기정사실화되고 있어 주류측 강기정 의원 1명만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 내에서도 전북의 경우 상대적으로 동요 흐름이 약한 편이지만, 전남에서는 선거구 획정이 완료되면 의원 일부가 함께 움직일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일련의 흐름과 관련, "더민주와 호남간 연결고리가 상징적으로 상실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탈당을 고민하는 다른 의원들이 추가로 동요하는 원인으로 작용하며 분당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으로까지 치닫게 된 것은 2003년 분당 사태로 촉발된 뿌리깊은 반노(반노무현) 정서가 바닥에 깔려 있는데 더해 수십년 동안 '호남내 여당'이라는 독점적 지위를 누려오며 기득권 세력으로 변질돼온 당에 대한 염증과 피로도가 누적돼온 것과 무관치 않다.
최근 몇 번의 선거를 거칠 때마다 '호남 물갈이론'이 전가의 보도처럼 거론됐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현재 이렇다할 호남 출신 대권주자가 야권내에 없다는 현실도 호남의 소외감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비마다 '전략적 투표' 성향을 보여온 호남은 지난 대선 때 영남 출신 문재인 후보에게 몰표를 줬지만, 패배의 결과를 안은데 따른 좌절감도 깔려 있다.
수면 밑에서 오랫동안 들끓었던 제1야당에 대한 텃밭의 민심이반은 급기야 지난해 7·30 재보선 당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의 순천곡성 당선으로 단적으로 표출됐고, 이제 호남은 균열을 넘어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천정배 신당 등 여러 세력이 군웅할거하는 야권 분열의 시대를 맞게 됐다.
실제 탈당파의 행로만 놓고 보더라도 안철수 신당과 천정배 신당, 제3지대행 등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야권 세력 간 각축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야권 안팎에서는 혁신과 인재영입을 둘러싼 정면승부에서 이기는 쪽이 텃밭 주도권 경쟁의 승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신당세력이 하나로 통합된다면 더민주와 통합신당간 양자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
호남의 맹주 자리를 둘러싼 잠재적 대권주자간 영토 전쟁도 앞으로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더불어민주당은 호남특위 신설과 '빅 카드'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분 수습책으로 제시된 조기 선대위의 위원장에 호남 출신 외부인사를 발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를 구성할 때 호남에서 신망받는 분의 참여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제1야당내 호남 세력과 친노간 해묵은 계파 갈등의 직접적 계기가 됐던 2003년 분당 사태가 사실상 재연되는 흐름이다. 그 여파로 더민주는 광주에서 소수당으로 전락한 것은 물론이고 신당 바람까지 겹치면서 입지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다.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내 몸의 절반이 무너진 것 같은 심정"이라고 말한 표현으로 함축되듯이 야당을 떠받쳐온, 각각 DJ와 노 전 대통령을 뿌리로 하는 호남과 친노라는 양대 전통적 지지기반 가운데 한 축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된 셈이다.
호남 현역 의원의 '엑서더스', 박지원 전 원내대표 및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의 동반탈당 예고에 이어 호남향우회 회장단의 30일 집단탈당에 이르기까지 호남의 상징성을 가져온 세력들의 잇단 이탈 움직임이 나타나면서다.
'미워도 다시한번'의 심정으로 선거 때마다 밀어왔던 안방의 민심이 제1야당에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림에 따라 과거 '안풍'(안철수 바람)의 근원이었던 텃밭이 다시 한번 야권 빅뱅의 진원지가 되며 요동치고 있다.
안철수 신당과 천정배 신당 등 신당세력마저 분화된 가운데 말그래도 야권의 심장부는 갈가리 찢어지게 된 상황이다.
호남의 바닥정서가 야권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호남내 이러한 흐름은 수도권 등 전국적으로 파급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이용훈 총회장 등 12명 가량의 임원진과 서울시의 각 구 회장단 20명은 이날 천정배 의원의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연합 탈당을 선언했다.
앞서 광주 현역의원 8명 가운데 연쇄탈당이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3명만 당에 잔류해 있다. 그마저도 장병완 박혜자 의원의 경우 시기의 문제만 남았을 뿐 탈당은 기정사실화되고 있어 주류측 강기정 의원 1명만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 내에서도 전북의 경우 상대적으로 동요 흐름이 약한 편이지만, 전남에서는 선거구 획정이 완료되면 의원 일부가 함께 움직일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일련의 흐름과 관련, "더민주와 호남간 연결고리가 상징적으로 상실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탈당을 고민하는 다른 의원들이 추가로 동요하는 원인으로 작용하며 분당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으로까지 치닫게 된 것은 2003년 분당 사태로 촉발된 뿌리깊은 반노(반노무현) 정서가 바닥에 깔려 있는데 더해 수십년 동안 '호남내 여당'이라는 독점적 지위를 누려오며 기득권 세력으로 변질돼온 당에 대한 염증과 피로도가 누적돼온 것과 무관치 않다.
최근 몇 번의 선거를 거칠 때마다 '호남 물갈이론'이 전가의 보도처럼 거론됐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현재 이렇다할 호남 출신 대권주자가 야권내에 없다는 현실도 호남의 소외감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비마다 '전략적 투표' 성향을 보여온 호남은 지난 대선 때 영남 출신 문재인 후보에게 몰표를 줬지만, 패배의 결과를 안은데 따른 좌절감도 깔려 있다.
수면 밑에서 오랫동안 들끓었던 제1야당에 대한 텃밭의 민심이반은 급기야 지난해 7·30 재보선 당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의 순천곡성 당선으로 단적으로 표출됐고, 이제 호남은 균열을 넘어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천정배 신당 등 여러 세력이 군웅할거하는 야권 분열의 시대를 맞게 됐다.
실제 탈당파의 행로만 놓고 보더라도 안철수 신당과 천정배 신당, 제3지대행 등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야권 세력 간 각축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야권 안팎에서는 혁신과 인재영입을 둘러싼 정면승부에서 이기는 쪽이 텃밭 주도권 경쟁의 승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신당세력이 하나로 통합된다면 더민주와 통합신당간 양자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
호남의 맹주 자리를 둘러싼 잠재적 대권주자간 영토 전쟁도 앞으로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더불어민주당은 호남특위 신설과 '빅 카드'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분 수습책으로 제시된 조기 선대위의 위원장에 호남 출신 외부인사를 발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를 구성할 때 호남에서 신망받는 분의 참여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