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작은변화 통해 '살고 싶은 남구' 일굴 것
신뢰·협동 가치로 '사람중심 복지·문화도시' 조성
아이들에겐 경쟁보다 협력정신 길러주는게 중요


사본 -박우섭 (2)
박우섭 인천시 남구청장
대학에 들어가면 역사학도가 아니더라도 E.H.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한 번쯤 찾아 읽는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는 인용이 떠오르는 그 역사입문서다.

해당 문장을 좀 더 들여다보면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들의 끊임없는 상호작용 과정,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역사가가 과거사실을 취사선택해서 서술한 것이 역사인데 그 서술은 역사가들의 현실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에 따라 구성된다. 결국 역사는 과거 사실이 어떠했는가 보다는 역사지식을 생산하는 역사가의 현재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과 가치관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역사 풀이의 다양성을 강조한 것으로 역사야말로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정부가 전격 발표한 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역사교사와 대학교수들의 실명 반대 선언이 잇따랐던 이유가 새삼 떠올려지는 대목이다. 민주주의가 끊임없이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나가는 역동적 시스템이라고 한다면, 그 역동성을 담보하는 것은 다름 아닌 편향이다. 많은 편향이 생겨나야 사회는 더욱 생동한다. 균형은 교과서에서 잡는 것이 아니라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인천 남구는 자유학기제 전면시행이 시작되는 2016년을 '교육혁신 정착의 해'로 정했다. 앞서 지난해 교육혁신지구로 선정되면서 인천시교육청과 MOU를 체결하고 5년 사업을 시작했다. 교사와 지역주민들이 함께 '가고 싶은 학교, 살고 싶은 남구'를 만드는 것을 교육혁신의 목표로 정하고 학교 현장을 중심으로 교사들과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 올해는 학교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들을 남구 전체로 확산, '살고 싶은 남구'를 일구어내려 한다.

남구는 미션을 '착한 사람들을 잘살게 하는 것'에 두고 있다. 착한 사람의 기본 품성은 타인을 잘 믿고 동시에 잘 협력한다. 즉 주민들을 착한 사람들로 만들고 잘살게 하겠다는 미션에는 '신뢰'와 '협동'을 중심가치로 두겠다는 의지가 내포돼 있다. 헌법 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한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남구는 이를 '사람중심의 복지도시'와 '문화중심의 복지도시'에 담았다.

외형적으로 사회적 기본권 보장으로 복지가 이루어지고 내용상으로 주민 스스로 자기 존엄성을 갖는 것이 '사람중심의 복지도시'다. 주민들이 문화를 매개로 창조적 인재가 되고 문화를 매개로 도시재생을 이루는 것이 '문화중심의 복지도시' 실현이다. 이러한 비전과 착한사람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선 지킬 수 있는 법을 만들고 그 법을 지켜나가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행정의 중심에 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신뢰'와 '협동'의 가치가 놓여있다.

바로 올해는 교육혁신을 통해 아이들에게 경쟁보다는 협동을 배울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그 안엔 당연히 개개인의 다양한 창의성이 담보돼 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마을단위 교육공동체를 부지런히 만들어 내서 아이와 주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가 되도록 열심히 달려보려고 한다.

/박우섭 인천시 남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