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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元旦)’은 1월 1일이 아니라 음력 1월 1일→설이다. 元旦 말고도 음력으로 1년 첫날을 가리키는 말은 元日 元朝 元正 元辰(원신), 正旦 正朝 正朔(정삭) 歲旦 등 많다. 중국엔 ‘세조(歲朝:쑤이자오)’라는 말도 있고 ‘그 해 그 달 그 날 그 때’의 시작을 ‘사시(四始:쓰스)’라고 이른다. 그 네 가지 시작이 모두 중요하지만 특히 설날인 元旦을 중요시한다. 새해 설계, 새해의 꿈을 정립(定立)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1년 계획은 봄에 있다(一年之計在于春)’고 했다. 그런데 봄이라니? 여기서 봄이란 음력 봄, 곧 신춘(新春)이고 첫 봄, 새 봄, 신양(新陽), 새 해(설)가 모두 신춘이다. 양력으로는 2월초의 입춘이 신춘의 기준이다. 그래서 설날과 입춘이 겹치는 날을 가리켜 중국서는 ‘세조춘(歲朝春:쑤이자오춘)’이라고 한다. ‘원숭이해’도 음력 기준이고 신문사가 양력 1월 1일(新正)에 ‘신춘문예’ 당선작을 발표하는 건 잘못이다. 우스운 건 또 음력을 쓰지 않는 일본이 양력 1월 1일을 ‘元旦(간탄), 元日(간지쓰)’라 부른다는 거다.

아무튼 대부분의 직장과 관공서가 오늘 아침 시무식을 갖고 일년지계(一年之計)를 다짐한다. 사흘 연휴의 정화(淨化)를 거친 순백(純白)의 마음으로 상호 격려하는 덕담과 함께 악수의 악력(握力)을 한껏 높이는 날이고 올 한 해 희망찬 비전을 펼치고 그 위에 계획의 파일을 박는 날 아닌가. 관자(管子)는 ‘일년지계막여수곡(一年之計莫如樹穀)’이라고 했다. 한 해의 계획을 세우려면 그 해에 거둬들일 곡식을 심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거다. 꼭 곡식만을 지칭하는 게 아니라 계획부터 세우고 실천하라는 소리다. 개별적인 ‘나 홀로 시무식’ 또한 중요하다. ‘시간이라는 강물에서 돈과 명예를 낚는 게 인생’이라고 했지만 흘러가는 앞 물결은 영원히 뒷물결로 흐를 수 없다. 게오르규의 ‘25시’는 상상의 시간일 뿐 0.5 시간도 더 가질 수 없다.

금년 경제 전망은 어둡다. 기업들의 구조조정 삭풍으로 실업자는 넘쳐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방황한다. 유럽의 시리아 난민만 난민은 아니다. 그런데도 나라야 찌들든 말든 이권에만 눈이 뒤집힌 정치 모리배가 너무나 한심하다. 깡그리 물갈이할 수는 없을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