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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때 식민지 백성인 한국인을 멸시하는 말이 ‘초센진와 쇼가나이(조선인은 할 수 없다)’ ‘초센진와 시카타가나이(조선인은 방법이 없다)’였고 그래서 초센진과 호시멘타이(북어)는 무조건 두들겨 패야 말을 듣는다고 했다. 그런 일본인은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하다. 그 본색이 2차대전 패전 후 유난히 두드러졌다. 장장 24년 끌어온 한국인 위안부 문제만 해도 참으로 쩨쩨하고 좀스럽고 다랍고 잗달게도 화끈하게 사죄 한마디 하기가 궁색했다. 일제 역사를 인정하기 싫었고 그보다는 상대국이 약자인 한국이기 때문이었다.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三菱)는 작년 7월 2차대전 미군 포로 강제 노역도 사과했고 중국인 강제 노역에 대해서도 통절한 반성과 함께 1인당 1천87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한국인 강제 노역자만은 법적 상황이 다르다며 외면했다. G2 강대국으로 무섭게 부상 중인 중국을 의식했던 것인가.

지난 연말 한·일간 위안부 문제 합의타결을 봐도 한·미·일 동맹의 맏형인 미국의 압력이 강했던 데다가 우리 헌재가 한·일청구권 각하 판결을 내렸고 카토 타쓰야(加藤達也)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까지 무죄 석방되자 찌그러든 아베 총리의 마음이 갑자기 누그러졌던 거다. 그래서 일본 총리로서 공식 사죄했고 10억엔 출연금도 그로선 큰 맘 먹은 결과다. 그런데 이왕이면 작년 11월 한·일 정상회담차 방한했을 때 그랬다면 어땠을까. 1970년 폴란드 바르샤바 나치 전몰자 묘지에 무릎 꿇고 사죄했던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처럼, 작년 8월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무릎 꿇은 하토야마(鳩山由紀夫) 전 총리처럼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앞에 ‘나도 그럴 수 있다’며 냉큼 무릎을 꿇었더라면, 그래서 통절히 반성한다며 웅얼거렸더라면 얼마나 멋졌을까. 전 세계 언론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을 게다.

한·일 위안부 문제가 타결되자 중국 외무부와 대만 총통부(總統府) 등도 성명을 발표, 양국의 위안부 문제까지 해결을 촉구했고 인민일보는 ‘일본이 전 아시아에 사과하는 때는 언제냐’고 다그쳤다. 우리 위안부 문제 타결이 미진하긴 하지만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후속조치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