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동일본 대지진사태 당시
한국측이 베풀었던 인류애에
미야기현 지사 감사의 뜻 표명
올해엔 양국 역사인식 차 좁히고
미래세대·경제문제 등 협력하는
파트너십 회복되길 간절히 바라
한국은 크리스마스가 휴일이지만 일본에서는 종무식 전날이라 연말 정리에 정신이 없는 날이다. 하지만 총영사관은 이웃 한국에 관심을 가진 와세다대 학생들이 함께한 방문에 바빠도 기꺼이 맞을 준비를 했다. 환영 현수막 대신에 PPT와 스크린으로 환영 인사와 대지진 당시 총영사관의 대응 현황, 한국산 옥수수차와 센다이의 명물 푸른콩떡(준-다 모찌) 을 마련하는 등 공관 전체가 환영 준비를 했다. 왜냐하면 한일 젊은 세대야 말로 지금의 어려운 관계 속에서도 양국의 미래, 동북아의 번영, 나아가 세계 평화를 이루어 갈 희망둥이들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한일정상회담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살얼음판 속에서 한일 양국 대학생이 우호교류를 하면서 사상 초유의 피해(1만5천여명이 사망 또는 행방불명)를 입었던 지역에서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당시 국적 불문의 인간애를 배우려는 방문은 진정 소중한 행사다.
또한 대지진 당시 이웃인 한국 구호팀과 구조견이 30분만에 가장 먼저 니이가타와 야마가타 공항을 통해 피해지에 도착했으며 지금 학생들이 방문한 다목적홀도 지진 당시 47일동안 임시대피소 역할을 하던 장소로 이곳에서 무사히 예쁜 아기를 출산한 일본 국적의 한국 산모도 있었다.
학생들에게 대지진 당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인류애적인 관점에서 본능적으로 서로 돕고 도움을 받았던 사례를 찾아보았다.
평상시에는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상대방에게 폐를 끼치는 것으로 생각해 절제하는 것이 일본의 풍습이었지만 사상 초유의 대지진 상황에서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인간애가 발휘된 사례가 많아 '긴급한 상황에 발휘되는 특별한 인류애'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다. 실제 미야기현에서 가장 큰 재일한국인단체는 미야기민단지방본부다. 민단측은 지진 발생 후 거대한 쓰나미로 주택이 전파되거나 일부 파손된 사람들이 임시로 살 수 있도록 가설 주택을 곳곳에 지었는데 지금도 약 2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대지진 피해지역은 미야기·이와테·후쿠시마 3개현이다. 각 민단은 가설주택에 거주하는 재일교포 또는 새로 한국에서 온 유학생, 일본인 배우자 등 다양한 한국인들을 위해 한국 음식을 그곳에 있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제공했었다. 이와 같이 지진 피해 당시 한국 측이 일본에 베풀었던 다양한 지원활동에 대해 미야기현, 센다이시 등은 각종 행사에서 축사 등 인사말에 당시를 언급하며 지금도 한국의 협력에 감사의 뜻을 표명한다.
오는 3월 11일이면 지진 발생 만 5년이다.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는 상처 때문에 피해 지역이었던 3개 현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 차원에서도 대대적인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현재도 후쿠시마 지역은 원전발전소 사고 지역 20㎞ 반경까지는 돌아갈 수 없는 지역으로 규정되어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대지진 때 한국에서는 일본돕기 운동이 펼쳐졌었다. 그러나 그 때도 일본 대사관 앞에는 소녀상이 있었다. 한일관계는 오랜기간 다양한 교류속에서 발전되어 왔다. 따라서 한일 간 역사인식은 역사 그대로 놔두고 서로 허심탄회하게 인식의 차를 좁혀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래세대의 교류, 환경차원의 국제무대에서의 경제협력 등에 대해서는 서로 협력하여 문제 해결을 해나가야 한다.
2016년에는 지난해 한일정상회담에 이어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대신 간 21세기 새로운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 수준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아울러 지방도 주어진 범위 내에서 한일 미래세대의 교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예정이다.
/양계화 주센다이대한민국총영사관 총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