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민통선·임진각 등 큰 동요없이 평범한 일상
진보 침묵속 보수단체 격앙… 남북관계 경색 우려도
북한이 6일 수소폭탄 실험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북한과 맞닿은 접경지역은 한 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부 주민은 ‘핵에 대응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는가 하면 보수·진보 성향의 단체는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남북교류단체는 관계 경색을 우려했다. 일반 시민들은 대체로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인천 백령도 등 서해 5도 접경지역은 한 동안 긴장감이 역력했다. 군은 경계를 한층 강화했고, 주민들은 평소 때와 다름 없는 일상을 보내면서도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백령도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대 6여단은 북한의 동향을 하루종일 예의주시하면서 경계작전태세를 강화했다. 이상훈 해병대사령관은 6여단을 직접 방문해 작전대비태세를 점검하고 감시관측을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다.
서해 5도 주민들은 겨울철 금어기 휴식을 맞아 어구를 손질하거나 공공근로를 하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인천과 섬 지역을 오가는 10개 항로 여객선 11척도 평소와 다름 없이 정상운항했다.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의 포격을 직접 경험한 연평도 주민 신승원(75)씨는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고 하면서도 “예전에도 북한에게 당한 경험이 있어 북한에서 갑자기 핵 실험을 했다고 하니 우리도 뭔가 대비책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정부가 말로만 떠들 것이 아니라 핵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내 민간인통제구역 안에서 생활하는 상당수 주민들 역시 마찬가지로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인공 지진파가 감지됐다는 소식에 이어 이날 낮 12시40분께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성공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만해도 다소 불안해 했지만 곧 평온을 되찾았다. 파주 임진각 등 안보관광지를 찾은 관광객들은 동요 없이 일정을 보냈다.
보수·진보 성향 단체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국자유총연맹 경기도지부 조남은 회장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은 한반도 평화 파괴행위로 민족사적 대재앙”이라고 밝힌 반면, 경기진보연대는 공식입장을 내지 않았다.
남북한간 민간교류를 추진해 오던 단체들은 모처럼 찾아온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했다. 남북민간교류협의회 관계자는 “이산가족 상봉 등으로 상당히 고무적이었던 남북관계가 (이번 수소폭탄 실험으로)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1호선 수원역사에서 뉴스 속보를 지켜보던 일반 시민들은 대체로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대학생 이모(28)씨는 “김정은은 참으로 종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고, 고모(55·여)씨는 “매번 북한에 유하게 대응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민욱·김민재·신지영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