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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정부가 대북 확성기방송을 재개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커지는 가운데 9일 오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K-9 자주포가 이동하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문 열린 대피소… 북한 맞불방송에 '의연한 모습'
군장병 외출·외박 전면 통제로 상인들 생업 걱정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따른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지 3일째인 10일, 휴전선 접경지역 주민들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차분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군 장병 외출·외박이 전면 통제되면서 접경지역 상인들은 울상을 지었다.

10일 북한과 최접경 지역인 연천군 중면 횡산리 주민 40여명은 차분한 일상이지만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우리 군에서 설치한 대북 확성기에서 방송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또 북한의 맞불방송 역시 울려 퍼지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횡산리 주민들은 마을 내 위치한 대피소의 문을 열고 언제라도 몸을 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해 8월 20일, 주민들은 북한의 포격 도발로 대피소에서 5일을 지낸 적이 있었다. 혹시 다시 대피소 생활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감은 가시질 않았다.

은금홍 횡산리 이장은 "평소 주민들이라면 농한기를 맞아 마을회관에서 서로 이야기 꽃을 피워야 하는데 (대북 확성기 방송 이후) 집에서 조용히 보내는 편"이라며 "평소대로 차분하게 보내고 있지만 언제라도 몸을 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파주 문산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7)씨는 군 장병 외출과 외박이 통제되면서 평소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 손님으로 생업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북한에서 불과 3㎞ 정도 떨어진 인천 강화도 최북단 교동면에서도 대북 확성기 방송이 시작되면서 북한의 맞불방송도 진행됐지만, 주민들은 비교적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황순길 교동면장은 "대북·대남방송이 주민들에게 잘 들리지 않는 편"이라며 "주민들이 아직까진 크게 동요하지 않고 평소처럼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역시 지난 8일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의 재개에 따라 서해 NLL 해역의 우발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대응반을 구성, 도서주민 방공호 대피지원과 서해5도 조업선 안전 관리 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연근·김범수·윤설아기자 fait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