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위영일의 개인전 '수(數)를 읽다' 전시가 오는 28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에서 열린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주사위의 결정에 작업 방향을 정하는 독특한 방식을 수년간 이어온 그의 회화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작가는 작품의 주제와 캔버스 모양, 작업 스타일, 색깔 등을 결정하는 가로 여섯 칸 세로 여섯 칸(6×6) 표를 미리 설계했다. 이후 우연히 만나는 주변 사람을 시켜 6차례 주사위를 던져 이 결과를 기록한다. 이 숫자는 그의 작업제목이자 작업 지시서가 된다.
예를 들면 주사위를 6번 던져 '5-2-6-3-2-2' 라는 숫자를 얻었다고 하자. 그러면 그는 숫자마다 부여한 작업 지시서대로 추상화(5)를 타원형(2) 모양의 캔버스에, '팝아트' 방식(6)으로, 파란색 배경(3)에 노란색(2)의 사물을 그리게 된다.
그는 이러한 우연성을 기반으로 한 작품 '알레아토릭 페인팅 프로젝트(Aleatorik Painting Project)'를 2013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만화에 등장하는 배트맨, 스파이더맨, 원더우먼 등 '슈퍼 히어로'의 캐릭터를 조합한 '짬뽕맨' 연작을 그린 작가로도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어느 날 오직 '짬뽕맨'을 그리는 작가로만 대중에게 기억된다는 사실에 고민했고, 그 결과 짬뽕맨을 포기하고 지금과 같은 방식의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홍익대 회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다수의 그룹전과 'Anonymous Colors'(금천예술공장·2015), 'Planet wee012 All-Star'(인사아트센터·2009) 등의 개인전을 열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