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다양해진 기호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해외직구(직접구매)족들은 일본과 독일에서 많은 물건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일본에서는 동전파스 등 의약품과 피규어 등 취미용품을, 독일에서는 분유와 생활가전 등을 집중 구매했다.

하지만 반입량이 가장 많은 '대표 직구상품' 자리는 여전히 미국 '폴로' 브랜드의 재킷이 차지했다.

12일 국내 최대 해외배송 대행업체 '몰테일'(post.malltail.com)에 따르면 지난해 직구 배송대행 건수는 약 180만건으로, 2014년보다 약 10% 늘었다.

몰테일은 직구 소비자를 대신해 해외에서 물건을 받아 한국으로 보내주는 업체로, 국내 직구 물량의 절반 정도를 취급한다. 따라서 몰테일 실적을 바탕으로 전체 직구 트렌드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일본과 독일 직구 배송대행 건 수가 1년전과 비교해 각각 89%, 73% 급증했다.

이에 따라 2014년과 비교한 직구 대상 국가별 비중도 미국과 중국은 4%P(87→83%)와 1%P(5.2→4.2%)씩 줄어든 반면, 일본과 독일은 각 2.6%P(4.6→7.2%), 2.4%P(3.2→5.6%) 늘었다.

몰테일 관계자는 "작년 엔화와 유로화가 약세(가치 하락)을 보이면서, 이 지역 상품을 직구하는 국내 소비자는 가격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며 "일본의 경우 짧은 배송 기간도 큰 메리트(장점)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직구를 통해 일본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어온 상품은 일본의 '국민 파스'로 불리는 동전파스였다. 통증 완화에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이 퍼진데다 붙이기 편리하고, 한 상자에 156매나 들어있어 국내 직구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2위와 5위도 콘텍트렌즈 '원데이아큐브(트루아이) 90×2팩', '캬베진(양배추 성분 위장약)' 두 의약품·의료기기가 차지했다.

3~4위에는 국내 키덜트(어린이 취향의 어른)·캠핑 열풍을 업고 피규어(모형) 제품군과 콜맨 폴딩체어(캠핑의자)가 올랐다.

독일에서는 압타밀 분유가 국내 직구족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AEG·지멘스 등의 전기레인지, 밀레 청소기 S시리즈, 네스프레소 픽시 C60(커피머신) 등 생활가전들이 2~4위로 뒤를 이었다. 버켄스탁 슈즈도 직구를 통해 많이 들어왔다.

몰테일이 배송 대행한 전체 직구 물품들을 상품군별로 분류하면, 의류·언더웨어(속옷)류의 비중이 65%로 가장 컸다.

이어 신발·가방·잡화(12%), 전자제품(10%), 생활용품(7%), 완구류(5%) 등의 순이었다.

2014년과 비교해 전자제품(2→10%)이 5위에서 3위로 두 계단이나 뛰었다. 전자제품 중에서도 특히 태블릿PC, SSD(차세대 저장장치), 청소기 등 소형 가전제품 구매가 크게 늘었다.

반면 의류(77.2→65%), 잡화(13.8→12%) 등은 오히려 비중이 줄었다.

구매량 기준 개별 직구 품목 순위에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폴로 푸퍼 재킷(POLO Boys Puffer Jacket)'이 1위에 올랐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인기를 끈 레베카밍코프 미니맥(가방)은 작년 직구계 두 번째 히트 상품이었다.

직구 품목의 구매 금액별 비중은 ▲ 100달러이하 49% ▲ 100~150달러이하 24% ▲ 150~200달러이하 22% ▲ 200달러이상 5%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150~200달러 이하 품목의 비중은 1년사이 약 7%P나 커졌다.

몰테일 관계자는 "해외직구가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잡고 대중화되면서, 갈수록 직구 대상국가와 품목들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올해 역시 미국 외 국가들의 면세한도 상향조정(물품가격 150달러 이하)등 직구 여건 개선을 바탕으로 직구 시장 규모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