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은 1872년 출간한 저서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서 진화론적 관점으로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을 설명하였다. 이 감정은 학습된 것이 아니라 선천적이고 유전적인 것으로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분노, 행복, 슬픔, 공포 등 보편적인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과 동물은 똑같이 지구를 생명의 터전으로 삼고 있으며, 자연의 일부로 교류하고 공존하는 생명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실상은 어떠한가? 2010년 유엔에서 발간한 '제3차 생물다양성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전 세계 야생척추동물 종수의 31%가 멸종되었고, 2055년까지 전 세계 생물종의 25%가 멸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야생동물이 겪는 시련은 우리 생활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동물이 도로에 나왔다가 자동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roadkill)로 매년 1천여 마리가 희생된다. 혹한과 폭설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산양이 주요 서식지인 울진·삼척지역에서 2010년 이후 수 십여 마리가 굶주림 등으로 폐사하기도 하였다.
환경부와 한강유역환경청은 15일 경기도 양주시 효촌저수지에서 군, 민간단체와 함께 야생동물 방사와 먹이주기 행사를 갖는다. 독수리, 부엉이 등 구조한 동물을 치료해 야생으로 돌려보내고, 먹이 부족으로 겨울나기에 힘들어하는 철새 등 동물에게 먹이를 살포한다.
환경부는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2004년부터 시작한 반달가슴곰 방사·복원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현재 반달가슴곰은 야생상태에서 3세대를 이루어 39개체가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 12개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에서는 매년 7천500건 이상 구조하거나 치료하고 있다.
아울러 환경부는 '야생생물과 공존하는 한반도 구현'을 목표로 야생생물의 서식지 보호 등 17개 세부과제를 담은 '제3차 야생생물 보호 기본계획(2016∼2020)'을 수립 발표했다. 이 기본 계획의 핵심은 유엔의 생물다양성협약 목표(Aichi Target)의 달성을 위해 육상의 자연보호지역 비율을 2014년 12.6%에서 2020년에 17%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인간과 동물의 환경을 다룬 우화소설 '미래에서 온 전설'에서 작가 안필령은 말 못하는 동물을 대변한다. 이 소설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와 사냥 등으로 생존의 위협에 이르게 되자 인간에 맞서 싸우는 동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이 동물과 공존하지 못하면 지속 가능한 인류 발전도 불가능하다는 경고로 들린다.
2016년 붉은 원숭이 해를 맞아,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환경을 현 세대와 미래 세대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행동에 나설 때다.
/홍정기 한강유역환경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