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에게나 지나고 보면 그가 나에게 진실한 충고를 한 것인데 그 당시에는 그 말이 듣기가 싫어 흘려버리거나 심지어 화를 내기까지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충고는 여러 경우가 있어서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공통점은 좋은 방향을 제시하고자하는 진심이 담겨있고 사리에 맞는 이야기라면 충고라고 할 만하다. 이런 면에서 객관적이고 냉정한 비판이나 사적인 감정이 담긴 비난과 다르다. 그런데 사람의 귀는 어찌된 일인지 비판이나 비난은 물론이고 진심어린 충고도 듣기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기원전 26년 진(秦)에 먼저 입성한 유방(劉邦)은 진(秦)의 자영(子영)에게 황제의 도장(印)을 받고 함양(咸陽)에 들어갔다. 음주가무를 즐기던 유방은 아방궁(阿房宮)이 선사하는 화려함에 도취되어 항복한 자영(子영)도 죽이고 아방궁(阿房宮)에 눌러앉고 싶었다. 이에 번쾌가 무고한 살인을 해서는 안 되며 궁전에서 나가야한다고 충고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 그러자 장량이 충고를 하였다.
유방이 진나라 궁궐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진(秦)이 도리를 잃자 민심이 떠난 까닭인데 만약 지금 환락에 빠져들어 머문다면 똑같은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그러면서 한 말이 "충언(忠言)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실에는 이롭고(忠言逆耳利於行),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는 잘 듣는다(良藥苦口利於病)"는 명언이다. 진퇴(進退)의 결정에는 늘 충언이 필요하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