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만에 몰아닥친 기록적인 설 한파로 연휴 동안 경기도내 곳곳에서 6천300여건의 수도관 및 보일러 동파 사고와 전열기구 과열로 인한 화재, 빙판길 교통사고가 잇따르는 등 혹한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랐다.
25일 도에 따르면 설 연휴기간 동안 수원과 성남 각 800여건, 부천 700여건 등 모두 6천647건의 계량기 등 상수도시설 동파사고가 발생, 물공급이 전면 중단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지자체는 그러나 주민들의 동파신고에 늑장 대응으로 일관, 원성을 사기도 했다.
24일 수원시 권선구 모 주공아파트의 경우 수도관이 얼면서 물이 나오지 않는 등 주민 100여세대가 큰 불편을 겪었다.
주민들은 수원시에 신고를 했지만 “담당자가 출장을 간 것 같다”는 대답을 들어야 했다.
재개발이 추진중인 인근 K아파트도 이날 수도관이 동파되면서 주민들이 인근 찜질방으로 몰려가는 등 소동을 빚었다.
주민 안모(31·여)씨는 “물 공급과 보일러 작동이 되지 않아 한살난 아이까지 추위에 떨었다”며 “시에 신고를 했지만 이틀째 묵묵부답”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혹한과 함께 내린 눈으로 도로마다 빙판으로 변하면서 교통사고도 잇따라 연휴 동안 모두 559건에 9명이 사망하고 9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25일 오전 11시20분께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성남중부경찰서 앞길에서 서울에서 성남으로 향하던 한모(31)씨의 경기90자34××호12t 화물차량이 브레이크고장을 일으키면서 신호대기중이던 승용차와 버스 등 차량 4대를 잇따라 들이받아 경기32무40××호 스타렉스 운전자 김모(40·여)씨가 숨지고 박모(43)씨 등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지난 23일 오후 2시25분께에는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모 할인점 앞길에서 좌석버스끼리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 7명이 다치고 추돌충격으로 빙판에 밀려나가던 버스에 길을 가던 행인 김모(25·여)씨가 치여 크게 다쳤다.
한편 지난 22일 오전 7시께에는 연천군 전곡읍 국도3호선 K마트 앞 사거리에서 강모(34)씨가 리어카를 운반하던 유모(73)씨를 치어 숨지게 한 뒤 도주했다가 사흘만에 붙잡혔다.
날씨가 급강하하면서 추위를 견디기 위해 켜 놓은 전열기와 온풍기 등이 과열돼 불이 나는 등 도내에서 13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24일 오전 5시25분께 군포시 산본동 종합게임장에서 불이나 경마기와 게임기 수십대를 태우는 등 1억8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1시간30분만에 꺼졌다.
이보다 앞선 지난 22일 오후 10시15분께에는 안성시 미양면 진촌리의 돼지사육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440여마리의 돼지가 불에 타 죽고 200여평 규모의 사육장이 모두 탔다.
경찰은 사육장 주인 박모(41)씨가 “추운날씨를 견디기 위해 사육장의 온풍기를 틀어놓았다”는 진술에 따라 온풍기 과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중이다.
한편 영하20도에 가까운 맹추위에 차들도 꽁꽁 얼어붙어 차량서비스 센터에는 배터리 방전이나 연료필터 고장, LPG차량 기화장치 동파 등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신고 접수로 북새통을 이뤘다.
설연휴 혹한…동파·교통사고 등 잇따라
입력 2004-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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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2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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