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아들이 갑작스런 심정지를 겪은 아버지를 살려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가평에 거주하는 김호섭(54)씨는 지난해 11월 28일 오후께 집에서 손자와 놀아주던 중 심정지 상황을 겪었다. 평소 수영 등 운동을 즐겨하던 김씨였기에 이런 상황이 오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고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주위 사람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심장으로부터 몇 분만 뇌에 피가 공급되지 않으면 중태에 빠질 수 있는 위급한 상황. 이 때 김씨의 아들인 김세원(23)군이 김씨를 눕히고는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수차례 심장 마사지를 하자 서서히 김씨의 낯빛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그 사이 출동한 소방관들이 김씨의 집에 도착했다.
소방관들은 단 몇 분만 더 늦었어도 뇌에 큰 손상을 입었을 거라며 김군의 초동조치에 감탄했다.
알고보니 김씨는 지난해 2월 적십자사에서 실시하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다가 꼭 필요한 교육이라는 생각에 아들에게 함께 교육을 받을 것을 권유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실제로 김씨가 심정지를 겪었고 김군은 배운대로 침착하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것이다.
김씨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으며 쓰러진 뒤 4분의 골든타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지 않으면 뇌사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설마 나에게 심정지 상황이 오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4시간 밖에 되지 않는 교육시간이었지만 아들과 함께 받은 교육 덕분에 내가 살 수 있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심폐소생술로 아버지를 살린 김군은 "교육 받은대로 아버지를 구하고 나니 이 심폐소생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됐다. 정말 많은 사람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평/김민수·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