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수원시의 화두로 이인위미(里仁爲美)가 선정되었다. 새해를 수원화성 방문의 해로 정하면서 수원을 인심이 어진 아름다운 마을로 만들자는 다짐으로 보인다. 마침 이 화두는 필자가 제안한 것이기도 해서 그 사자성어를 통해 논어를 읽어보자. 이 성어는 논어에 들어있는데 '里仁爲美'로 시작하기 때문에 그 편을 이인(里仁)편이라 한다. 어진 풍속을 지닌 마을이 아름다운데 사람이 거처를 할 때 이런 마을을 선택해서 거처하지 않는다면 과연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느냐는 공자의 말씀이다. 고인들의 거처에 대한 選擇이 지혜롭고 신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시대 이중환(李重煥)은 이 구절에서 인용해 마을을 택한다는 뜻의 택리(擇理)로 이름을 삼아 택리지(擇里志)란 책을 지었다.
택리지를 보면 크게 팔도의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지금도 거처를 선택할 때 참고해야할 사항이며 더 적극적으로는 도시계획의 관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진정한 도시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아름다운 도시는 어떻게 만드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 공자는 제일 먼저 '사람들의 어진 마음'을 들고 있는 것이다. 仁을 파자하면 이인(二人)으로 나와 너, 즉 우리들이다. 사람에 대한 고민이 빠진 마을은 아무리 화려해도 쓸쓸하다. 이런 면에서 보면 수원시의 고민은 탁월하다. 조선후기 당시 里仁을 꿈꾸었던 정조의 고민이 다시 부활하고, 동시에 많은 이들이 수원화성 방문을 통해 그런 생각이 공감되길 바란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