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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하 15.1도, 설악산 영하 25도! 대한 추위답게 춥긴 춥다. 그런데 한반도 북쪽 북위 45~46도의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지린(吉林)성과 압록강 위쪽 랴오닝(遼寧)성은 보통 영하 25~30도, 어제 지린성이 영하 36도였고 서북쪽 신장(新疆) 위구르도 영하 30도에 30㎝ 폭설이 내렸다. 네이멍구(內蒙古)엔 1m가 쌓였고 바로 인천 건너편인 산둥(山東)성도 한파로 바닷길이 막혔다(停航). 그래선지 어제 아침 중국 CC(중앙)TV는 '중국 곳곳에 한파가 내습했다(中國多地寒潮來襲)'고 보도했다. 중국뿐이 아니다. 미국 미네소타 주도 어제 영하 18도였고 14개 주에 강풍주의보가 발령됐다. 루마니아 등 동유럽과 터키 등에도 한파가, 프랑스에선 5명의 군인이 눈사태(雪崩)에 매몰되는 등 '여러 나라에 한파가 닥쳤다'는 게 중국 TV 뉴스였지만 여러 나라 정도가 아니라 지구 북반구 전체가 얼어붙었다.

중국 위쪽 몽골과 추위의 대명사인 시베리아 러시아, 핀란드, 카자흐스탄과 우크라이나, 북유럽과 그린란드는 어떤가. 러시아의 오호츠크 해, 러시아~노르웨이의 바렌츠(Barents) 해와 노르웨이 해는 물고기도 얼어 죽을 정도다. 지독한 추위를 '짐승 같은 추위(brutal cold)' '꼬집고 물어뜯는 것 같은 추위(nip 또는 nip in the air)'라고 하지만 극한(極寒―extreme cold)이라면 또 어느 정도일까. 2011년 1월 12일 중국 동북쪽엔 '천년 극한이 내습했다'는 게 언론 표현이었고 영하 48도였다. 그런데 이른바 절대온도―켈빈(Kelvin)온도라는 건 영하 273도다. 2004년 12월 14일 타이탄(토성 위성) 탐사선 호이겐스(Huygens)호가 착륙한 타이탄은 영하 180도였고 토성은 영하 125도다. 그래서 우주복은 영하 200도, 영상 250도에도 견딜 수 있게 만드는 게 기본이다.

수도권의 영하 15~20도도 이리 춥거늘 불교에서 이르는 팔한지옥(八寒地獄)은 어느 정도일까. 거기 가 본 사람은 없겠지만 꼭대기 북한 같은 데가 아닐까. 백두산 3호 발전소 건설에 중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동원된 인민들의 추위야말로 거기가 바로 팔한지옥일 게다. 김일성의 유훈으로 혹한에도 바지를 못 입는 그쪽 여성들의 추위도 그럴 터이고….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