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지역 포도농가는 지난해 기준 300여 가구로, 연간 포도 생산량은 4천800여t에 이른다. 하지만 그동안 판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생산만으로 지탱해 온 지역 농업이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이에 포도농가들은 지난 2007년 가평특선주영농조합법인(대표·김경철)을 설립, 가평군농업기술센터와 연구에 들어가 2011년 '아가페 와인'을 출시하며 활로를 개척했다. 이어 와인을 과일 향신료와 섞어 끓여 만든 음료인 '자라섬 뱅쇼'와 증류·오크통 숙성과정 등을 거친 브랜디도 잇따라 출시했다.
여기에 사용한 가평 포도 원료는 2013년 8t에서 2014년 10t, 2015년 12t으로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고 매출액은 2011년 5천여만원에서 지난해 2억여원으로 올라 4배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 중 뱅쇼의 성장은 괄목할만하다. 와인을 즐기는 유럽에서는 겨울철 감기 예방을 위해 레드와인에 과일, 향신료를 넣고 끓여 비타민이 풍부한 뱅쇼를 즐겨 마신다.
자라섬뱅쇼는 지난 2013년 프랑스 부르고뉴의 유명 셰프 막시알 블랑숑을 초빙, 수많은 시험제조 끝에 국내법의 유통실정(알코올 1% 미만)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제조해 2013년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 공식음료로 지정받으면서 '자라섬 뱅쇼'가 마침내 대중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뱅쇼는 무알코올이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마실 수 있으며 최근에는 젊은 층의 인기를 끌면서 뱅쇼 바도 생길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유통업체와 공급체결,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지원으로 중국 상하이 식품박람회, 베트남 식품박람회에도 선을 보여 관심을 끌었다. 올해 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채널도 계획돼 있어 더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김경철 대표는 "최근 세계 각국과 맺은 FTA(자유무역협정),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인한 대내외 농업환경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복·융합 산업을 통해 가평산 포도는 물론 가평산 농산물의 가능성과 경쟁력이 돋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가평/김민수 기자 km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