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지난해 11월 실종됐던 여중생 엄모(15)양이 96일만에 숨진 채 발견된 포천시 소흘읍 배수로 현장을 포천경찰서 경찰들이 감식하고 있다. /최재훈·cjh@kyeongin.com
지난해 11월5일 학교수업을 마치고 귀가도중 연락이 끊긴 포천 D중학교 2학년 엄모(15·본보 3·4일자 보도)양이 실종 96일만인 8일 집에서 6㎞ 가량 떨어진 낚시터 근처 배수로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부천 초등생 2명이 실종 16일만에 숨진채 발견된데 이어 실종 20여일뒤 유류품까지 발견됐던 엄양마저 3개월이 지나서야 주검으로 발견됨에 따라 경찰은 실종자 수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엄양의 사체는 이날 오전 10시15분께 의정부와 포천의 경계지점인 축석검문소에서 광릉수목원 방향으로 1㎞ 떨어진 포천시 소흘읍 이동교5리 축석낚시터 맞은편 식당앞 배수로에서 수색중이던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배수로는 입구가 종이상자로 가려진 상태로, 검문소에서 광릉수목원으로 가는 국지도 98번도로(왕복 2차선)와 불과 20여m 거리지만 산쪽 식당으로 가는 좁은 비포장길 옆에 있어 사람들의 통행이 많지 않은 지점이다.
 
엄양은 발견당시 지름 60㎝, 길이 7.6m의 배수관 안으로 밀어 넣어져 있었고 교복과 속옷 등이 모두 벗겨진채 벌거벗은 상태였으며 양손은 얼굴쪽으로, 다리는 배쪽으로 웅크린 자세를 하고 있었다.
 
엄양의 사체는 얼굴에서부터 가슴까지 부패한듯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으나 흉기나 목이 졸린것과 같은 외상흔적은 일단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엄양의 부모는 오른쪽 팔의 화상흉터와 아랫배의 맹장수술 자국을 통해 실종된 딸임을 확인했고, 어머니(42)는 곧바로 실신해 소흘읍 송우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체상태 등에 비춰 엄양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뒤 이곳에 버려진 것으로 보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키로 했다.
 
또 현장에서 발견된 콘돔과 휴지, 체모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유전자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송우리파출소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현장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사건발생 시간대 엄양과 같은곳을 지나온 주민 등을 상대로 최면수사를 벌여 당일 현장 일대에 서있던 차량 소유주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엄양은 지난해 11월 5일 오후 6시20분께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중 실종됐고, 같은해 11월 28일 실종장소에서 10㎞가량 떨어진 의정부시 민락동 도로공사현장 인근의 쓰레기더미에서 엄양의 휴대전화와 가방 등 유류품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