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7월 포천 여중생 2명 귀가 중 납치 후 탈출, 9월 5일 용인시 기흥읍 집앞에서 놀던 김모(당시 5세)군 실종 6개월째 행방불명, 부천 초등생 윤모(13)·송모(12)군 실종 16일만에 변사체로 발견, 지난해 11월 5일 포천에서 실종된 여중생 엄모(15)양 96일만에 변사체 발견.
 
최근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실종·납치됐다 잔혹하게 희생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포천·부천은 물론 수도권 전역이 공포에 떨고 있다.
 
특히 시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자녀 위치를 알아보기 위한 '위치확인 시스템'을 신청하는 학부모가 급증하는가 하면 휴대폰을 사주거나 승용차로 등·하교시키는 등 '안전 신드롬'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수원에 사는 윤모(34·회사원)씨는 포천 실종 여중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9일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에게 휴대폰을 사주었다.
 
그동안 휴대폰을 사달라는 아들에게 '중학생이 되면 사주겠다'고 외면했지만 최근 실종·살해사건이 잇따르자 휴대폰을 사주기로 마음을 바꾼 것이다.
 
윤씨는 “초등학생에게 휴대폰이 필요하지 않지만 요즘처럼 아이들이 희생되는 험악한 세상에 최소한 아들과 수시로 연락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구입했다”며 “아들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고는 아무일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한모(31·용인시 기흥읍)씨도 최근 부천에서 실종됐던 초등학생 2명이 변사체로 발견된 이후 3학년·1학년인 아들을 승용차로 등·하교를 시키고 있다.
 
한씨는 “집에서 학교까지 거리가 불과 1㎞도 안되지만 납치·유괴사건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도저히 아이들만 보낼 수 없었다”며 “저학년 학생들 상당수가 부모들이 승용차를 이용해 등·하교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원 최모(37·포천시 소흘읍)씨는 실종 여중생이 변사체로 발견된 뒤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자 마자 인터넷을 통해 '휴대폰 위치확인 시스템'을 신청했다.
 
6학년인 딸아이가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동안 실시간으로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이같은 시스템을 신청한 윤씨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불안해 했다.
 
잇따른 실종·살해사건으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자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6일 일선 학교에 '학생사고 예방교육' 공문을 보내 학생들 외출시 부모에게 '행선지 알리기' '모르는 사람의 동행권유 따르지 않기' 등을 교육시키도록 했다.
 
경찰청도 민생범죄가 재발할 경우 책임자를 문책키로 하는 등 조만간 '종합대책'을 마련, 강력대응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