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한파> 노숙 아닌 노숙생활<YONHAP NO-2312>
발묶인 승객, 공항 노숙 기록적인 폭설과 강풍으로 제주도를 오가는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24일 제주국제공항 대합실에서 승객들이 운항 재개를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북극발 한파가 일주일째 경기도를 비롯 전국을 '꽁꽁' 얼리면서 비행기가 결항하고, 수도계량기가 동파되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수원 세곡초등학교의 경우 저학년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 25일 예정된 개학을 하루 연기하기도 했다.

24일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연천군의 이날 최저기온이 영하 23.3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매서운 북극발 추위가 7일째 계속됐다. 1월 평균기온이 영상 5.7도에 이르는 제주도에는 지난 2009년 이후 7년 만에 한파주의보까지 발효됐다.

특히 제주도에는 한파와 함께 주말동안 10㎝이상(제주시 기준)의 눈까지 내리면서 23일 오후 5시50분부터 제주공항 활주로의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23·24일 양일간 제주공항에 출·도착이 예정됐던 항공기는 모두 800여편으로 모두 취소됐다.

이에 따라 체류객 3천500여명이 제주공항에 발이 묶였다. 제주공항에 장사진을 친 체류객들을 인근 숙소로 이동시키기 위해 전세버스 20대가 투입됐고, 이들을 위한 모포와 간식 등 긴급 생필품이 지급되기도 했다. 육지로 나가지 못한 제주도내 체류객 6만여명도 기다림을 이어갔다.

울릉도에도 지난 19일부터 엿새 간 120㎝가 넘는 폭설이 쏟아지며 육지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중지됐다. 이로인해 울릉도 주민은 고립됐고, 육지로 나간 울릉도 주민 200여 명과 관광객 30여 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경기지역에서도 한파로 배수관이 얼어 세탁기를 사용하지 못하거나, 계량기가 동파하는 등 각종 피해가 발생했다. 또 23일 오전 8시부터 24일 오전 8시까지 도내 72개 수도계량기와 수도관 4개가 동파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도내 31개 지자체는 시·군청 직원 232명을 동원해 노숙인과 독거노인 등 한파 피해가 우려되는 취약계층을 위한 한파대비 종합지원상황실을 운영했다.

기상청은 이번 한파가 26일부터 차츰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