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차이나타운
인천화교학교 교사 출신인 부극정 씨가 제공한 1967년 인천차이나타운 전경. 현 파라다이스호텔 인천 자리 인근에서 찍었다. 출처/인천화교학교 아카이빙 자료집

사진 여러장 발견 '고증' 도움
차이나타운 중국식주택 풍경
옛 시청앞 '용춤공연' 장면도


인천화교학교 역사 자료집 '114년의 기억, 한국인천화교중산중소학'은 130여 년간 뿌리를 지키며 인천에 살아온 화교 사회의 기록이다.

인천화교학교 교사와 화교들이 직접 참여한 자료수집 과정에서는 1950년대 중반까지 인천화교학교 교문으로 쓰인 '청국 영사관 정문' 사진이 여러 장 발견됐다.

그동안 청국 영사관 관련 사진은 인천시가 2013년 펴낸 '사진으로 보는 인천시사' 등 각종 인천관련 역사서에 실린 흑백의 정문 사진(연도 미상) 한 장만 전해질 뿐이었다. 이 건축물이 언제 사라졌는지는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다.

화교들의 증언에 따르면, 청국 영사관 정문은 1955년 학교건물 신축과 운동장 확장공사 과정에서 철거하지 않은 채 흙으로 덮었다. 이때 학교 교문은 현재 인천화교협회 바로 옆으로 옮겼다.

청국 영사관 본청은 사진과 기록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1940년대까지 현 화교학교 유치원 인근에 남아있던 것으로 추측된다. 아카이빙 작업에 참여한 화교들은 건축 전문가 등의 도움을 받아 1920년대부터 시대별로 청국 영사관과 학교건물 배치도를 고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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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말 인천시청(현 중구청)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용춤 공연 사진. 당시만해도 인천 화교들의 전통 공연을 지역행사 등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출처/인천화교학교 아카이빙 자료집

자료집에는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중구 선린동과 북성동 일대인 인천차이나타운 풍경도 담겼다. 인천화교학교 교사 출신인 화교 부극정(傅克正·66) 씨가 제공한 1967년 인천차이나타운 전경 사진에서는 여인숙 간판을 단 중국식 공동주택 여러 채를 볼 수 있다.

당시 있던 중국식 주택은 대부분 철거돼 상가건물 등이 들어섰고, 현재 인천차이나타운에 남은 중국식 주택은 2곳뿐이다.

1950년대 말 당시 인천시청(현 중구청) 앞에서 펼쳐진 용춤 공연 사진도 눈길을 끈다. 인천 화교는 음력 1월 1일 춘절과 대만 건국일인 쌍십절(10월 10일) 등 명절 때 용춤과 사자춤 등 전통 공연을 하는데, 인천시민의 날 등 지역행사 때도 동참했다고 한다.

대만 주요 인사가 인천을 방문했을 때는 옛 인천시청에서 화교학교에 이르는 길에 대만 국기를 흔드는 환영 인파가 몰렸다. 하지만 1992년 한국과 중화인민공화국 간 수교 이후 인천지역 행사 등에서는 화교 전통공연 풍경은 사라졌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