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천수질만 보아도 1970·80년대에 비하면 월등히 좋아졌다고는 하나 지금도 대부분 하천이 오폐수로 오염이 심화, 생태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도심을 흐르는 하천엔 물고기는 커녕 개구리조차 한 마리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며 악취 때문에 접근할 엄두도 못 낸다.
하천 곳곳이 이런 상황인데도 오폐수처리장은 도심을 벗어나 하천 하류에 설치할 수밖에 없다. 이로인해 모든 하천은 상류쪽이 오염 될 수밖에 없다.
도심 하천오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오폐수가 하천으로 흘러들지 못하게 각 가정과 사업장에서 하수처리장까지 우수와 분리 하수관을 설치하는 방법이 있긴 해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설비와 유지관리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하천오염을 방치할 순 없다. 어떤 방법이 됐든 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다행히 수생식물 중에 오염된 물에서 잘 자랄 뿐만 아니라 수질 오염물질을 뿌리로 흡수 정화하는 갈대 식물이 있다. 그 갈대를 하천에 심어 오폐수를 정화해 하류 오폐수처리장으로 흘려보내면 하천오염 개선에 크게 효과가 있을 것이다.
안산시에서는 1990년대 초 시화호 상류에 103만7천500㎡ 의 인공갈대습지공원을 조성, 시화호로 유입되는 반월천과 삼화천, 동화천의 오폐수를 수질기준에 맞게 처리해 시화호로 흘려보낸다.
인공갈대습지공원은 시화호 수질개선에 크게 공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을이면 갈댓잎이 하늘을 찌를 듯 장관을 이루어 시민들에게 볼거리 제공은 물론 물고기가 놀고 나비, 잠자리가 날아 다닌다. 또한 생태공원으로서 사계절의 특성에 맞는 식물이 자라고 여름, 겨울 철새 등 동물들이 머물렀다 떠나기도 한다.
이처럼 시화호 갈대습지는 오폐수처리는 물론 생태하천으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일석삼조 효과가 있다. 다시 한번 당부하는데 오폐수로 몸살을 앓는 경기도내 각 도심을 흐르는 하천은 물론 한강을 따라 흐르는 지천에 갈대습지를 조성, 오폐수로 인한 병든 하천수질을 개선하기 바란다.
생태계가 건강해야 인간 삶의 질 또한 건강해진다. 갈대습지는 수질개선은 물론 소중한 자원인 물과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2, 제3의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더욱 좋다. 그야말로 최적의 처리방법이다. 모든 하천에 갈대를 심어 도심 내 환경을 개선하는 것, 한 번쯤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한정규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