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국민의당이 천정배의 국민회의와 합당을 선언했지만 당명에 대한 네티즌 논란이 분분하다. 뭣보다 국민의당을 '국민의 당'으로 띄어 써야 한다는 거다. '아버지가 방으로…'와 '아버지 가방으로…'는 다르다는 것이고 '국민 의당(宜當)'이라는 말도 유추가 가능하다. 그런데 '국민당'이면 국민당이지 소유격 조사 '의'가 왜 끼어든 건가. 그럼 대한민국도 '대한의민국'인가? '국민회의'라는 당명도 마찬가지다. '의'가 생략된 '국민회'가 정상이다. 국회를 '국회의(國會議)'라 하지 않는 것과 같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도 '공화의 당' '민주의 당'이 아니고 영국의 보수당 노동당도 마찬가지다. 국민의당 국민회의 따위, 그런 게 다 한글 표기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탓이고 중증 노이로제다. 안철수는 '안(no) 철수' 또는 '안(內) 撤收'라는 뜻 같고 천정배는 '천정(천장)으로 올라간 배(船)' 같지 않은가. 한자 이름의 한글 표기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변경 변질명사다.
그런데 정당 이름들만 보면 역류성식도염처럼 뭔가 치밀어 올라 불쾌하다. 누리(세상)라는 옛날 말에다가 '새'자를 찍어다 붙인 망발의 새누리당부터 그렇다. 중국과 일본에선 '노예'나 똥칠 먹칠 옻칠 따위 칠하는 게 '누리'다. 더불어당은 또 뭔가. '더불어(與)당'은 야당이 아닌 여당이라는 뜻이다. 그건 망발 치고도 최악의 망발이다. 어느 두뇌로부터 그런 당명들이 순산 또는 난산되는 건지 들여다보고 싶다. 아무튼 참 당도 많았고 '국민'이 붙은 당명만 해도 대한국민당, 민주국민당, 국민당, 한국국민당, 통일국민당, 새정치국민회의, 국민신당, 국민통합21 등 숱하게도 부침(浮沈)했다. 미국 공화당은 1861년, 민주당은 1790년대 토머스 제퍼슨이 창당했고 영국 보수당은 17세기부터였다. 대한민국에선 1963~80년의 민주공화당이 17년, 1967~80년의 신민당이 13년 최장수였다.
특정 지역 눈치 보기에 바쁜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등과 함께 과연 언제까지 끌고 가고 지탱할 것인지가 의문이지만 21세기답게 새로운 정당들이 창출돼 100년 200년 가야 대한민국 정당 정치가 반석 위에 오르지 않나 싶다. 구민(舊民)들도 신민들에 밀려나고….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