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지역 화재사고 무방비' 문제점 잘 지적
지방재정난 해결 '족쇄 벗나' 표현 지나쳐
'癌 알고 이기자' 기사 지면 배치 아쉬워
경인일보 지난해 12월 지면을 살펴보는 독자위원회가 지난 19일 오전 11시 경인일보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독자위원회 회의에는 김하운 독자위원장(함께하는 인천사람들 대표)과 조경숙(공익활동가·사회적 협동조합 동행 사무처장) 위원이 참석했다. 이경환(SGI서울보증 삼화대리점 대표) 독자위원이 새롭게 독자위원회에 합류해 함께 토의했다. 경인일보에서는 사회부 이진호 부장이 나와 의견을 들었다.
독자위원들은 지난 12월 경인일보에 대해 다양한 분야에서 취재력이 돋보이는 기사가 많았다고 했다.
김하운 위원장은 국토부의 철도 사업계획을 소개한 <공항철도-9호선 직결 '가속도'>(2일 3면) 기사에 대해 "많은 신문이 인천과 강릉이 한번에 철도로 연결되는 것처럼 과장 보도했는데, 경인일보는 계획임을 전제로 차분하게 보도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전국 '규제프리존' 도입계획에서 인천을 제외한 사실을 보도한 <"우리만 '규제프리존' 쏙 빼다니" 뿔난 인천>(17일 1면) 기사도 눈길을 끌었다고 했다.
그는 "정부 발표가 나온 뒤 지역의 입장에서 신속하게 사안을 분석해 기사를 내보낸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경기도는 일부 지역이 규제프리존에 포함됐는데, 인천은 전부 제외됐다. 경인일보가 이 문제를 끝까지 파고들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인천의 섬지역이 대형 화재사고에 무방비상태인 문제점을 지적한 <섬마을, 불나면 '맨손으로' 끈다?>(1면) 기사도 관심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섬 관광객이 몰릴 땐 대형참사가 우려되는 현실을 잘 지적했다"며 "화재뿐 아니라 자연 재난 등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 꾸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인고속도 인천IC~서인천IC(10.45㎞ 구간) 2017년께 일반도로로 바뀐다>(17일 1면), <경인고속道 인천IC~서인천IC, 2017년 시에 관리권 이관>(17일 3면) 기사도 호평을 받았다.
김 위원은 "경인고속도로 관리 주체가 변경되며 일반도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정부가 책임져야 함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며 "앞으로 경인일보가 일반화에 수반되는 비용과 인천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집중 분석해 보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경숙 위원은 <'되살아난' 구도심 특화거리>(8일 1면) 기사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인천의 구도심을 활성화하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언론매체가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기사화하는 것은 그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일이며, 또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어내 구도심을 활성화하는 촉매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또 <기업들 울리는 공공기관 횡포… 털다보면 나오겠지 '경찰의 표적'>(11일 23면) 기사에 대해 "공권력의 표적이 돼 억울한 경우를 한 기업의 사례를 들어 잘 보여준 경우였다"고 했다.
인천 구도심인 신포동 일대의 가 볼 만한 공간을 소개한 <신포동, 열정·문화의 거리로>(1면)기사에 대해서도 조 위원은 "활기를 띠고 있다는 신포동의 소식이 반가웠고,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한 제도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 등에 공감했다"고 했다.
12월 지면에 아쉬운 점이 곳곳에 보인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곳간 채운 인천 '재정난 족쇄 벗나'>(2일 1면) 기사에 대해 "부동산 거래 증가에 따른 취득·등록세 증가와 자동차등록세 증가가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소상히 보도했다"며 "하지만, 당장 지방 재정난이 해결되는 것이 아님에도 족쇄를 벗어난다는 과도한 표현이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뜨는 광양항… 끓는 인천항>(9일 7면)에 기사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정부가 '광양항 활성화 및 중장기 발전 방안'을 발표했는데, 인천이 소외됐다는 점만 강조하기 보다는 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인천의 노력 부족을 지적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쌍문동골목 낯익다 했더니… '응답하라 1988' 무대는 인천 원도심>(3일 19면) 기사는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반응과, 가는 방법 등에 대한 소개가 없어 아쉬웠다"고 꼬집었다.
조 위원은 <癌, 알고 이기자>(19면) 기사의 지면 배치가 아쉽다고 했다. 조 위원은 "지역 밀착형 소식을 전했던 19면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다. 헬스면 등에 더 어울릴 것 같았다"고 했다.
이경환 위원은 "경인일보가 지역 신문인 것은 알지만, 중앙에서 벌어지는 소식도 경인일보를 통해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앙의 주요 소식을 효과적으로 지면을 통해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가 수도권매립지 사용기간을 연장한 인천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소식이 경인일보 지면에 반영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는 지적이 독자위원회에서 나왔다. 또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결과나 지역 소득 발표 등 인천과 관련해서 중앙이 발표하는 주요 통계자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날 독자위원들은 지면 토의에 앞서 지난 한해를 정리하며 경인일보에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신문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독자임을 잊지 말아 달라"고 강조하며 "경인일보 지면을 한 번 보면 오려두고 잘 보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신문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